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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루 Aug 09. 2021

우리나라 동전이 아니라고?!

  너무 익숙해서 당연한 것들이 어쩌다가 농구공만큼 크게 불어나 보일 때가 있다. 어쩜 그동안 모르고 지냈나 싶을 만큼.

  새로 산 강아지 저금통은 앞에 놓인 그릇에다 동전을 올리면 강아지가 그 동전을 먹어치우는 것처럼 움직이며 저금이 됐다. 그 재미에 아이들은 온 집 안에 있는 저금통을 다 가져와 동전만 꺼내어 그릇에 올려두었다. 그러다 갑자기 큰 아이가 소리를 쳤다


이건 우리나라 동전이 아닌 것 같아!


  아이가 들고 온 동전은 나보다도 오래된 동전들이었고,  나에겐 의심할 여지없는 우리나라 동전들이었다.

  그런데 아이의 말을 듣고 유심히 살펴보니, 정말 우리나라 동전 디자인과 사뭇 달라 보였다. 좀 더 힙하다고 해야 할까?

   그 뒤로도 아이는 몇 번 더 같은 말을 하며 이런저런 동전들을 내게 가져와 보였다. 모르는 사이 동전 디자인이 여러 번 바뀌었는데 왜 나에겐 다 같은 10원, 100원짜리 동전으로 보였을까? 그저 그 물건이 가진 값어치 외에는 볼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닐까?

그렇게 나에게 반성문 같은 동전들을 가득 테이블 위에 올려두던 아이들은, 이내 저금통에 넣은 동전이 부족하다며 다시 그 동전들을 가져가 버렸다. 오랫동안 자아성찰을 할 주제는 아니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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