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선택의 바닷속에

#짧은 이야기 #선택

by 신푸름

새벽 5시 반에 핸드폰 알림이 어김없이 울린다.

졸린 눈으로 알람을 손가락으로 쓱 밀어 끄고 멍하니 침대에 앉는다.

일부러 신나는 음악으로 알람을 맞춰놨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는 건 전혀 즐겁지 않다.

핸드폰 화면에서 영하 십몇 도라는 놀라운 숫자를 슬쩍 확인하고 한숨을 터트린다. '아... 오늘은 쉴까...'

내 머릿속에서는 이런 날씨에 나가서 운동하는 것이 건강에 좋은지 효율성을 따지기 시작한다.

오늘도 선택의 전쟁은 이렇게 시작된다.


아침을 먹고 갈지, 걸어서 40분 되는 거리의 직장을 그냥 걸어갈지 버스 타고 갈지, 점심은 구내식당을 이용할지, 밀려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빨리 끝낼지 아니면 일이 없으면 또 다른 일이 주어지니 천천히 할지 등등.

이런 선택들이 하나둘씩 모여서 오늘의 나를 만들고 내일의 나를 준비한다.

인생은 선택이라는 말이 어디서 유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맞는 말이다.


때로는 선택을 해야 할 때에 결정하기 위한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지금 뭐 먹고 싶어?"라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뭐 먹지?' 하면서 머리는 계속 굴러가지만 먹을 것에 대한 단어조차도 잘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때 보면 생각이라는 것은 어느 바다 깊숙한 곳에서 있어서 그것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잘 보이지 않는 심해 물고기들 같다.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생각. 생각이 떠오를 때까지 강태공처럼 침착하고 끈질기게 기다려본다.

이래서 우유부단한 사람이 답답하다는 소리를 듣지. 괜히 눈치도 보인다.


드디어 바다 깊숙이 잠겨 있다가 숨쉬기 위해서 올라오는 듯해서 생각을 잡으려고 할 때

"이거 어때?"라는 말이 들린다. 앗! 하는 순간 생각의 바다는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떠오르던 생각이 얼어붙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하고 저 밑으로 사라진다.

결정이 돼서 그것이 더 좋긴 한데 나를 잘 아는 그 사람이 너무 미안해한다.


"미안해요...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뺏었어요..."

"아니야! 나는 이것도 좋아. 사실 고르는 게 더 어려웠는데 잘됐어."


괜찮아. 시간이 너무 걸려서 눈치 보는 것보다 나은걸. 이번에도 잘 넘어간 것 같아.

하지만 낚시 실력을 좀 길러봐야겠어.

선택이라는 낚시질은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이전 22화2021년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