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날을 진정 느끼고 있나요?
#짧은 이야기
지난 주말 서울 석촌호수에는 벚꽃보다 사람들이 더 눈에 띄었던 것 같다.
차가운 겨울의 숨결을 버티고 피워낸 아름다운 꽃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마치 나비가 달콤한 향기가 나는 꽃에 이끌리듯이 말이다.
조금이라도 배경이 좋은 곳이면 어김없이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주말의 석촌호수는 만개한 벚꽃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주마간산(走馬看山)이라는 말이 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말 위에서 산천을 살펴보는 것'처럼 사물을 대충 훑어본다는 의미이다.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빠르게 운전하는 차 안에서 주변 풍경을 살펴보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들 사진 찍기 바빠서 제대로 된 봄날을 즐기지 못하는 것 같다.
인생 최고의 좋은 사진을 얻길 원하는 사람과 그 사진을 찍어 줘야 하는 사람들,
SNS에 올릴 단 몇 장의 사진을 추리기 위해 유명한 사진 촬영 명소에서 수많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찍을까 포즈를 구상하며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긴 셀카봉을 들고 사람 가득한 석촌호수를 이곳저곳 촬영하느라 정작 본인들의 눈으로 풍경들을 담지 못하는 사람들.
SNS의 발달로 자신의 일상을 어필하고 보여주는 것이 요즘 청년들의 일상적인 모습이지만 때로는 사진이라는 좁은 틀 안에 갇힌 자신을 꾸미는 건 최소화하고 봄이 가져다준 풍경의 주인공이 되어 진정한 힐링을 하는 날을 보내는 것도 나에게 좋은 일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