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걷다 2 18화

'뜻밖의 행운'이라는 이름의 게스트하우스

안나푸르나 둘레 길을 걷다 #18. May 20 (트레킹 16일 차)

by 메이플


Shikha에서 Ghorepani까지만 가는 되는 날이다. 비는 그치고 아침에는 날씨가 화창했다. 어제는 미처 보지 못했는데 게스트하우스 이름이 Serendipity이다. 첫날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은 확실히 영어는 아니었는데, 이 단어는 한 번쯤 배웠음직한 단어인데 뜻이 떠오르지 않았다. 뭔가 '신기한 것을 만나는 느낌'?


Serendipity는 '뜻밖의 발견' 혹은 '우연으로 얻은 행운'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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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뚝 떨어져 앉은 게스트하우스와 안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을을 지나고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곳에 뜻밖에 나타나는 그런 곳이니까.


게스트하우스들은 이름이 있기도 했고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 수도 있겠지만 없기도 했다. 가이드가 들어가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고 말 것 그냥 집일 때도 있었다. 살던 집을 개조해서 게스트하우스를 하는 것 같았다. 누가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을 짓는지 모르지만, 히말라야 깊은 산골에 묻혀있는 게스트하우스의 이름들이 참 낭만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보통 일곱 시쯤 출발하는데 오늘은 거리가 짧아서 다른 날보다 늦게 여덟 시 십분 전에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아홉 시 반, Chitre마을에서 차를 마시며 쉬었다. 느긋하게 걷다가 중간에 에너지바를 먹으며 또 쉬었다. 정오가 되기 전에 고레파니에 도착했다.


고레파니는 푼힐 전망대를 오르기 위해 들리는 마을이다. 나야풀에서 시작해 고레파니, 간드럭 Ghandruk을 거쳐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올라갔다 오는 ABC(Annapurna Basecamp) 트레킹을 하는 사람이 안나푸르나산 전체를 도는 서킷 트레킹을 하는 사람보다 훨씬 많고 베이스캠프까지 가지 않고 간드럭에서 내려가는 코스로만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고레파니는 안나푸르나에 오는 사람이라면 들릴 수밖에 없는 마을이다.


마을로 들어서자 게스트하우스가 많이 보였다. 게스트하우스가 일반 주택보다 많은 것 같았다. 그리고 마을 어디서나 트레커를 볼 수 있었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 점심을 기다리는데 인터넷이 연결되었다. 산 위에서는 인터넷이 연결되는 게스트하우스가 드물었다. 오랜만에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되어서 이것저것 확인하느라 푹 빠져 있다가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씻고 옷을 빨아 널어놓고 오랜만에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다.


내일 새벽 푼힐 전망대에 가서 해 뜨는 것을 보고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이틀 후면 트레킹이 끝난다. 십팔일이 훅하고 지나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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