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둘레 길을 걷다 #21. 돌아가는 길
새벽에 일어나 가방을 싸고 아침식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가 아침을 먹었다. 에밀리는 포카라에 하루 더 있을 거라 늦잠을 자는 건지 아침을 먹으러 나오지 않았다. 오랜만에 누리고 있을 달콤한 늦잠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인사는 하지 않고 나왔다.
일곱 시 삼십 분, 쓰리 시스터즈의 차로 포카라 공항으로 갔다. 비행기에 탑승하고 이십오 분 만에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했다.
카트만두 시내에 있는 타멜 거리는 여행자를 위한 숙소, 식당과 가게가 몰려있는 번화가여서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에 묵는다. 미리 예약해 둔 숙소도 타멜 거리에 있었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카트만두 시내를 이리저리 달려 타멜 거리로 접어들었다. 거리는 생각보다 좁고 복잡해서 택시 운전사는 호텔 주소를 갖고도 쉽게 호텔을 찾지 못해서 근처를 헤매다가 한참만에 호텔 사인을 발견하고 나를 내려놓고 사라졌다.
호텔은 타멜 번화가의 한 모퉁이에 있는 건물이었고, 호텔 입구가 상가 건물 입구 같아 보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들어가 보니 방은 제법 크고 깨끗했다. 창문이 있는 걸 보고 예약을 했는데 창밖이 바로 거리여서 창문을 열면 거리의 소음 그대로 올라와서 창문을 닫아야 했다.
한국 음식이 먹고 싶어 검색해서 한국식당을 찾았다. 걸을만한 거리여서 식당까지 걸어가서 저녁을 먹었다. 음식이 다시 가고 싶을 만큼 맛있는 것은 아니었고, 아마 다시 가지 않을 것 같다. 다시 가기에 네팔은 너무 멀다. 식당 이름이 ‘소풍’이어서 그 이름만 기억에 남았다.
오월의 카트만두는 더웠고, 매연이 심했다. 거리에서 본 네팔 사람 중에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스크도 없이 다니자니 이렇게 매연이 심한 곳에서는 오래 못 살 것은 기분이 들었다. 거리에는 차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이틀을 타멜 거리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하는 일 없이 어슬렁거리며 이곳저곳 기웃거렸다. 밥을 먹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랩스커트를 아주 싼 가격으로 구입했다.
휴가가 끝나가고 있다. 밴쿠버로 돌아가는 비행은 짧은 이틀이 될 것이다.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 출근하는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