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깊은 협곡을 걷다 #7
인디언 가든 캠프그라운드Indian Garden Campground에서 남쪽으로 사우스 림 South Rim이 아득히 올려다 보인다. 인디언 가든 캠프그라운드에서 편안한 밤을 보내고 트레킹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인디언 가든 캠프그라운드에서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 Bright Angel Trail로 올라가면 사우스 림에 닿는다. 4000피트에서 7000피트까지 4.6마일을 올라가면 트레킹은 끝난다.
이번 트레킹에서 마지막으로 올라가야 하는 가파른 오르막이지만 7킬로미터 정도라 점심 전에는 도착할 것 같았다. 캠프그라운드를 떠나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출발하고 얼마 동안은 캠프그라운드에서 올라가는 사람들뿐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과 마주치기 시작했다. 먼저는 뮬 Mull을 탄 사람들을 만났다. 뮬을 타고 내려 오고 있었기 때문에 올라가는 사람들이 옆으로 길을 비켜주며 기다려야 했다. 뮬 때문에 자주 멈추어섰다. 더 올라가자, 당일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과 마주치기 시작했다. 올라가는 사람도 많았지만, 내려오는 사람의 숫자가 훨씬 많았다.
오르막이라 숨이 차서 헉헉거리고 있는데 내려오던 레인저가 잘하고 있다면서 포기하지 말고 천천히 가라는 격려의 말을 남기고 내려갔다. 힘들었던 지난 사흘에 비한다면 이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올라가던 중이라 그의 말의 허허 웃음이 나왔지만, 기운차게 “I am okay! Thank you!”를 외쳐 주었다.
절벽 아래의 스위치백을 계속 올라야 했다. 중간에 물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 물을 채우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래 쉬지 않고 계속 올라 갔고 드디어 사우스 림에 올라섰다. 거기 서서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았다. 아득했다. 지난번에 여기 왔을 때 내려다보면서 저 아래로 내려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곳을 걸어서 지나왔다는 생각에 뿌듯해졌다.
먼저 올라와 있는 일행도 있었지만, 다른 일행이 다 안 올라온 상태라 근처 벤치에 널브러져 일행들을 기다렸다. 전망대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는데 좋은 자리을 찾아 난간이 없는 곳에 올라가는 사람도 있어서 좀 위험해 보였다.
난간 없는 절벽 끝에 서서 사진을 찍는 것과 야생의 황야를 걷는 것 중 뭐가 더 위험할지는 모르겠지만, 여행 가서 위험한 짓은 하지 말고 여행 가기 전에 보험을 꼭 들고 가자는 것이 내 모토다.
일행들이 다 올라온 후, 근처에 주차해둔 밴에 배낭을 싣고 꾀죄죄한 몰골로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때우고 어슬렁거리며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 구경도 한 다음 그랜드 캐넌을 떠나 세도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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