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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색하는 작가 Feb 02. 2021

'폐가'라고요? 이것도'공간 예술'이죠

행궁동의 개성 넘치는 '빈티지' _[정지영 커피 로스터즈]



수원 행궁동

독특한 카페가 가득한 수원의 아름다운 카페거리이다.


오늘은 어디를 가볼까나.. 고민하던 도중.

방화수류정을 잠깐 보려고 방문한 찰나, 그 옆 내 시선을 사로잡은 카페 한 곳이 있다.

부서져가는 듯한 느낌이랄까..?




정지영커피로스터즈






정지영 커피 '화홍문점'


언뜻 보기에는, 그냥 '폐가' 같다.

페인트를 칠할 것인지, 도배를 할 것인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번쯤은 사로잡을 법한 느낌.



건물의 주된 소재는 무덤덤한 콘크리트

건물 곳곳의 얼룩과 균열은 세월의 흔적을 자세히 보여주는 듯 하지만, 나는 이러한 자연스러움이 좋다.

사람 역시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갈 존재들 아닌가.?  시간을 거스르고자 하는 '도전'이 아닌 '순응'의 태도.



거칠고 낡은 돌덩이 하나에 수많은 인생의 깨달음이 내재되어 있는 느낌이다.

자세히 보니, 예쁜 하늘과 맞닿아 있는 은은한 회색 벽이기도 하다.



 이곳은 낡은 외관과는 다르게, 수많은 젊은이들이 제 발로 찾아오는, 이른바 카페 명소중 한 곳이다.

블로그 리뷰도 천 단 위니,, 서울의 유명한 카페와 비교해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행궁동의 '빈티지'스러움을 너무나 잘 표현한 예술공간, 정지영커피로스터즈

낡고 오래된 듯한 느낌이, 오히려 주변의 화성행궁이라는 문화재와 잘 맞아떨어지는 듯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나면서 가치가 올라가는 화성행궁과 정지영,

이런 하모니(harmony)가 이 세상 어디에 또 있을까?




 정지영 사장님은, 과거의 넉넉함과 향수를 찾고자 하는 것에서 착안한 '빈티지'라는 콘셉을 너무나 잘 이해하신 것 같다.


 단순한 우유 박스, 계란판 등 옛날 추억의 소재이지만, 이제는 아무도 쓰지 않는 그 '무용'적인 오브제를 하나의 소품으로 사용하고 있다.


즉, 카페라는 평범한 공간을 일종의 예술공간으로 변모시킨 사장님의 의도. 고객 입장에서는 너무나 새로우면서도 반가운 모습이다. 소재의 재활용이 아닌 '창조'의 섭리가 적용된 부분이지 않을까?


만원도 안 되는 이 작은 우유 박스가 내 마음속 깊이 다가온다. 인생은 뭐 아이디어지. 사장님은 뛰어난 예술가 시기도 하고..








정지영커피로스터즈


카페의 이름, 모습만 봐도 사장님의 성격을 상상해볼 수 있다.


자다 일어난 부스스한? 머리, 푸근한 인상, 고객들을 배려하는 친절함, 작은 소품 하나에도 뛰어난 스토리를 심어, 방문한 고객들로 하여금 아름다운 경험을 쌓고 돌아가게 해주는 스토리텔러..





퍼스널 브랜딩(Personer Branding)이란 바로 이런 것 같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카페가 예뻐서 오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사장님이 투영된 이 공간을 경험하러 오는 것이다. 


보고 느끼고, 부서진 벽도 한번 만져보고, 창밖의 화홍문을 바라보고, 책도 읽으며, 

하나의 경험을 디자인해나가는 공간





아름다운 카페 [정지영 커피 로스터즈]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드리고자 한다.







소재의 재활용 _ [타포린]

https://brunch.co.kr/@15c2be612ce846c/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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