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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훈 Jan 17. 2024

102. 검은 그림자의 그늘

I.P.O 웹소설

김태산 대리는 어제의 숙취에 연수원에 출근하자 마자 블랙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항상 출근하면 믹스커피의 달달한 맛과 향으로 하루를 시작하지만 술 마신 다음날은 늘 블랙커피로 속을 달래주었다

오송미 사원은 김태산 대리의 출근 모습을 보면 그날 점심 때 해장국 메뉴가 들어갈 수 있게 미리 식당에 이야기 해 놓곤 한다

"어제 술자리 있으셨나봐요?"오송미 사원이 물었다

"예 어제 여의도에 오랫만에 가서 늦게까지 달렸네요"김태산 대리가 속이 부디끼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답했다

"식당에 해장국 부탁해 둘께요"오송미 사원이 센스 있게 말했다

"고마워요. 오늘은 진짜 해장이 필요할 것 같아요"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오송미 사원이 탕비실에 가서 커피를 타서 원탁위에 올려 놓고 연수원장을 모시러 간다

김태산 대리는 어제 마무리한 기업IR담당자연수기획안을 다시 3부를 뽑아 원탁위에 올려 놓고 연수원장을 기다리고 있다

"좋은 아침"연수원장이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김태산 대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한다

"어제 좀 달렸구만, 갔던 일은 잘 되었구"연수원장이 물었다

"예 자료 잘 전달했고 알아보겠다는 답을 들었습니다"김태산 대리가 답했다

"응 잘 챙겨보구 어떻게 진행되는지 중간중간 말해주고"연수원장이 부탁했다

"예 진행사항 보고드리겠습니다"김태산대리에게 기자에게 주요인사의 주가작전 참여증거를 준 것을 챙기라는 연수원장의 말에 그러겠다고 답한 것이다

"자 회의하지."연수원장이 매일 반복되는 연수원의 업무에 대해 회의를 시작했다

연수원이 직원들 연수가 없을 때는 그저 시설 관리가 주요 업무라 매우 루틴하게 일이 돌아가는 조금은 지루한 곳으로 느껴질만큼 별다른 일이 없는 곳이었다

솔직히 김태산 대리는 일주일도 안되어 왜 연수원에 정직원으로 연수원장과 김태산 대리 그리고 오송미 사원만 있는지 너무 잘 알것 같았다

김태산 대리가 기업IR담당자연수안을 기획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오송미 사원의 뒷치닥꺼리를 하는 존재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루틴한 업무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회의는 20분도 안되어 끝나고 연수원장은 직원들이 다 출근한 것을 체크하는 것으로 아침회의를 간단히 마치곤 했다

"김태산 대리는 이따가 10시쯤 내 방에 잠깐 오구. 이제 회의를 마칩시다"연수원장이 회의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갔다

김태산 대리는 10시에 연수원장 방으로 오라는 말에 아마도 기자와의 일에 더 물어 볼게 있나보다 생각했다

이번 기회에 기업IR담당자연수안을 확답을 받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자리에 돌아와 오늘의 증시 출발사항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한국태양광과 중화태양광은 지난 몇일 동안의 랠리로 차익실현 매물이 좀 나오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상승추세를 망치지 않고 조금씩 차익실현 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작전세력들이 사용하는 수법과 비슷해 보였다.

기술적 분석을 맹신하는 사람들은 챠트만 보고 투자해도 수익이 난다고 하겠지만 챠트는 매매의 결과로 만들어진 결과일 뿐 주가를 움직이는 동인이 될 수 없었다.

즉 작전세력이 원하면 언제든지 주가모양을 만들 수 있어 챠트만 보고 매매하는 투자자들을 속일 수 있고 이렇게 물량 뺐기도 차익실현도 모두 주가조작 세력의 손에서 놀아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기본적 분석을 통해 기업의 내재가치를 믿고 투자하는 경우는 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어 주가 발목에 사서 상투까지 다 먹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태양광이 중화태양광이라는 고비사막 프로젝트를 하는 파트너를 만난 이상 어제의 적자회사에서 미래의 글로벌 태양광발전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 위에 올라 있는 형국이었다. 이럴 때 랠리를 펼치는 한국태양광은 어제가 아니라 내일의 기업가치를 믿고 투자하는 것으로 이런 신뢰에 변화를 가져올 중대한 경영상 변화가 없다면 처음의 투자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맞았다

증권사 지점에서 근무할 때는 고객의 주문에 따른 위탁매매수수료 수입에 지점 영업사원의 실적이 연동되어 있어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한 것이지 자신의 자산운용에는 철저하게 기본적분석에 입각한 매매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수익을 볼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이때 문세상 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어제 잘 들어가셨습니까?"김태산 대리가 방갑게 전화를 받았다

"응 어제 뭐 달리지도 않았는데 자료 살펴보고 있는데 이거 큰 건인데"문세상 기자가 벌써 안테나를 돌려 본 것 같았다

"그래요?"김태산 대리가 놀란 목소리로 답했다

"응 이거 전표 실물 갖고 있다고 했나? 내가 좀 볼 수 있을까? 확인 할 것도 있구"문세상 기자가 말했다

"예 그럼 오늘 점심 해장하러 오시죠"김태산 대리가 문세상 기자에게 연수원으로 오라고 제안했다

"그렇까 그럼. 이따가 12시까지 연수원으로 갈께"문세상 기자가 이렇게 통화를 마쳤다

김태산 대리는 연수원장이 준 자료에 자신이 모르는 뭔가가 더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전 10시가 되어 김태산 대리는 연수원장에게 갔다

연수원장은 뭔가 엑셀로 작업을 하고 있다가 김태산 대리가 들어오자 또 화면을 내리고 의자를 갖고 와 책상 앞에 앉으라는 손짓을 한다

"부르셨습니까?"김태산 대리가 의자를 갖고 와 앉으며 물었다

"응 어제 자료 잘 전달했구, 기자에게 뭐라 연락 왔나?"연수원장이 물었다

"예 마침 좀 전에 기자분과 통화했구요 이따가 점심 때 연수원으로 오실 겁니다. 전표실물을 보고 싶다고 해서요"김태산 대리가 문세상 기자가 온다고 알려주었다

"잘 되었네." 연수원장은 창고 열쇄를 김태산 대리에게 건네주었다 

"그런데 타사 전표는 어떻게 실물을 구할 수 있나요?"김태산 대리가 물었다

"음 그건 그때가 되면 전달해 주지"연수원장이 말했다

"그런데 원장님 전표를 보면 한국태양광을 주가작전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건 알겠는데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 사람들이란 것은 어떻게 아신건가요?"김태산 대리가 궁금한 것을 물었다

연수원장은 미소를 지으며 김태산 대리를 한참 바라보았다. 뭔가를 이야기 해 줄까말까하는 망설임이 엿보였다

"한국태양광주주협의회에 초기부터 함께 한 사람들 중에 상장까지 참지 못하고 중도에 장외에서 팔고 나간 사람들이 상장 후에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라는 걸 만들었지. 그래서 그쪽 사람들 내가 다 아는 사람들이에요. 거래 증권사가 어디인지도 잘 알구. 그 사람들 한국태양광 장외투자했다가 큰 재미를 못 봐서 상장 후에 다시 매매해 그때의 수익을 이제 다시 노려보려는 거에요"연수원장이 설명해 주었다

"아 그래서 원장님이 아시는군요"김태산 대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 했다

"한국태양광주주연합회쪽에 주요인물들 중에 VIP의 측근도 있지"연수원장의 입에서 VIP라는 말이 나왔다

"VIP라면 회장님?"김태산 대리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더 높은 곳"연수원장이 뭔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김태산 대리는 그 순간 인왕산에 갔을 때 만난 남태령 이사가 손가락으로 청와대를 가리키던 것이 생각났다

"진짜요?"김태산 대리는 놀란 표정으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국정원과 검찰을 움직여 자신을 연수원까지 쫓아낸 정체가 권력심장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했지만 진짜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김태산 대리는 심장이 뛰는 걸 꾹 참고 연수원장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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