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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 moon Sep 06. 2022

도망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조각 모음집 01


첫 도망은 정신과로였다. 이렇게 살다간 미래의 나는 없을 것 같단 생각에 향한 발걸음이었다. 내 감정과 우울을 인정하기엔 큰 용기가 필요했다. 그렇게 난 매 주 용기를 내 정신과로 도망을 간다.


그리고 곧 두번째 도망을 앞두고 있다.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많이 좌절했고 많이 울었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나를 많이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친구의 눈물을 난 기억한다. 이름만큼이나 다정한 목소리로 "너 없으면 회사 어떻게 다녀" 말하던 그 모습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참 다행이다. 그래도 회사를 다닌 1년은 좋은 사람을 얻어 간 시간임에는 틀림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더 용기가 생긴다. 내 곁에는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도망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난 오늘 또 용기를 내어 도망간다.


- 2020년 8월 31일 어느 여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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