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방학이지? 부럽다! 완전 개꿀이네!”
방학만 다가오면 친구들은 말한다. 곧 방학이니까 정말 좋겠다고. 애써 ‘완전 개꿀’이라는 단어까지 넣어서 표현하니 힘들어서 하루빨리 쉬고 싶다는 말을 꾹 삼킨다.
이젠 달력을 보지 않아도 방학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딘가 아프다거나 아이들이 ”선생님! “이라고 부르는 것이 유독 괴롭게 느껴진다면 곧 방학이 온 것이니 말이다.
분명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 중에는 방학이 큰 몫을 차지했다. 어딜 가도 한 번에 3주 넘게 쉴 수 있는 직장은 흔하지 않으니까. 뒤늦게 깨달았다. 방학은 늘 가장 덥거나 가장 추운 날 중 하나라는 것을.
학기 중에는 쉴 수 없다는 것, 그렇다고 다 쓰지 못한 연가를 대신해 보상비를 주지 않는다는 것, 여전히 일부 교사들은 방학에도 출근을 한다는 이유를 들며 피곤한 다툼을 싶지 않다. 우선 지금은 매우 지쳐있기 때문이다.
“선생님, 보고 싶을 거예요.”
오늘은 방학식. 하교를 하니 제일 말 안 듣던 두 녀석이 다가온다. 가장 힘들게 한 아이들이 꼭 아쉬움 섞인 말을 한다. 인간은 정말 복잡 미묘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집으로 보냈다.
이번 학기도 정말 고생이 많았다. 처음 하는 2학년, 자폐가 있는 이준이, ADHD와 경계선 지능장애를 겪는 아이들. 그렇다고 다른 교실보다 특별하지도 않은, 어딜 가나 존재하는 아주 보통의 교실을 나서며 잠시 스위치를 내린다.
*7월 18일 고 서이초 선생님의 2주기, 당신을 추모하는 마음을 함께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