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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타운”에서 “K-Pop 메카”로

창동의 재탄생을 지켜보며

by 법의 풍경

요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하루가 다르게 하늘을 향해 치솟는 철골 구조물을 보게 됩니다.


저희 동네는 잠만 자고 도심으로 출근하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Bed Town(베드타운)“이라는 별로 달갑지 않은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실제 저도 한창 바쁜 시절 거의 잠만 자고 도심으로 출근했으니 틀린 말은 아니네요. 그리고 ‘그런 곳에 왜 사냐?’는 말도 들었었죠(아래).

그런데 지금, 제 눈앞에서 믿기 힘든 변화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28,000명을 수용할 서울아레나가 창동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2024년 7월 정식 착공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공정률 34%를 달성했습니다(정말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가네요). 언론에 따르면 계획 대비 114%의 진행률이라고 합니다. 2027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2023년 말 카카오 내부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착공식이 돌연 연기되었을 때, 많은 주민들이 걱정했습니다. “무산되는 건 아닐까?”, “창동역사 개발사업도 흉물처럼 짓다 만 채로 한참 방치되었는데 설마 이것도?” 하는 한숨이 동네 곳곳에서 들렸습니다.


수의계약 특혜 의혹, 건설비 증가, 공사 잠정 중단… 한때는 이 프로젝트의 미래가 불투명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2024년 3월 감사 결과 대부분의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졌고, KB국민은행 주선으로 4,400억 원 규모의 자금조달도 확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4년 7월 2일, 정식 착공식이 열렸습니다.


현장의 변화는 매일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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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보는 크레인의 위치가 어제와 다릅니다.

철골 구조가 점점 더 높이 올라가고, 서울아레나 특유의 아치형 지붕 구조가 하늘을 배경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석양을 배경으로 한 건설 현장은 이상하게도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무언가 위대한 것이 탄생하고 있다는 예감이 듭니다.


2027년 상반기, 창동은 완전히 다른 모습일 것 같습니다.


전 세계 K-Pop 팬들이 서울 도봉구 창동으로 놀러 오겠죠?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세븐틴, 에스파…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이곳 무대에 서고. 창동역은 글로벌 K-Pop 팬들의 성지 순례 코스가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낮에는 북한산과 도봉산 트래킹, 저녁 때는 공연 관람의완벽한 투어가 될 것 같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일자리입니다. 공연장 운영, 주변 상권 활성화, 문화 콘텐츠 산업 육성…

서울 동북권 경제의 새로운 중심이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최근 창동역 주변으로 맛집들이 하나둘씩 생겨서 너무 좋습니다.


20년 살았더니 동네가 이렇게 변하는 걸 보게 되는군요.


“베드타운”이라는 자조 섞인 별명 대신, 이제 “K-Pop의 심장”, “음악의 메카”, “창동 아레나”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될 날이 50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결혼 후 줄곧 이 동네에서 살아온 도봉구민으로서, 서울아레나는 도봉산과 더불어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새로운 미래가 될 것 같습니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저 철골 하나하나에 이 지역 주민들의 오랜 기다림과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곧 창동 3.0이 시작되는 걸 직접 목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S. 도봉구는 저에게는 제2의 고향입니다(20년을 살았으니 이제 부산보다 오래 산 곳이네요).

참고로 창동역사개발도 이제 거의 끝나갑니다!!!


서울 도봉구 창동 서울아레나

공정률: 34% (계획 대비 114%)

준공 목표: 2027년 상반기

수용 인원: 28,000명

K-Pop 전용 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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