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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깊은 곳에서 춤추는 별빛

진짜 여행은 발걸음이 아니라 마음걸음

by 법의 풍경
중랑천에 뜬 아름다운 별들, © 설운(設韵).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아침이면 중랑천변에 앉아 명상을 한다.

어제도 그랬다.

하지만 어제 아침은 달랐다.


내가 평생 찾아 헤맸던 것들이

진짜 어디에 있었는지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물 위에 흩뿌려진 하늘

© 설운(設韵).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별은 하늘에만 있다고 생각했다.

까마득히 높은 곳,

손끝으로도 닿을 수 없는

저 먼 우주에서만 빛난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날,

중랑천 물결이 찰랑거리는 순간 —

물속에서도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하늘이 반사된 것이 아니었다.


뭔가 더 근본적인,

더 살아있는 빛이었다.


밤하늘을 수놓던 그 우주의 빛이

내 발밑 중랑천에서도 숨 쉬고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 알았다.



우리가 놓친 진실

© 설운(設韵).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별이 하늘 위에도, 물 위에도 있다면

— 다른 곳에는 없을까?


그 순간, 뭔가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았다.

별은 내 마음에도 반짝이고 있었다.

우리는 늘 바깥을 향해 손을 뻗는다.

저 멀리서 영감을 찾고,

타인에게서 위로를 구하고,

세상 끝까지 가서야 답을 만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별을 발견한 것처럼,

우리는 지금까지 엉뚱한 곳만

바라보고 있었던 게 아닐까.



내 안의 작은 우주

© 설운(設韵).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바깥세상의 별들은

어둠이 짙어야 빛난다.

하지만 마음속 별들은 다르다.

빛이 가득할 때 더욱 선명해진다.

내 안의 별들은 이런 이름을 가지고 있다:

정직 — 길을 잃지 않게 하는 북극성

정의 — 옳은 길로 이끄는 별자리

부끄러움 — 양심의 경계선에서 춤추는 오로라

경이로움 — 마음을 벅차게 하는 별똥별

양심 — 모든 것을 품는 은하수

시선을 안으로 돌리고 마음에 빛을 비출 때,

이 별들은 세상 그 어떤 빛보다 뜨겁게 타오른다.

© 설운(設韵).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진짜 여행은 발걸음이 아니라 마음걸음

© 설운(設韵).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시인 박경리가 말했다.

내면의 여행이야말로
촘촘하고 섬세했으며,
다양하고 풍성했다.


가장 멀고 깊은 여행은

비행기나 우주선을 타는 게 아니라

내 마음 깊숙이 들어가는 것이다.


세계 일주, 달나라 여행은 내 위치만 바꾼다.

하지만 마음 여행은 내 존재 자체를 바꾼다.


수천 리를 걸어도,

에베레스트를 올라도,

대서양을 건너도


정작 내 마음이라는 무한한 대륙을 탐험하지 않는다면,

나는 여전히 나 자신에게 낯선 사람이다.


(박경리 유고시집에 담긴 시 『여행』에 대해서는 아래 브런치 글 참조)

© 설운(設韵).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세상을 바꾸는 단순한 비밀

© 설운(設韵).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중랑천 별들이 속삭여 준 비밀은 이것이다:

위를 올려다보지 말고,
안을 들여다보라.

밖에서 인정받으려 애쓰고,

남에게서 답을 구하는 대신,

조용히 앉아 내 안의 별자리에 불을 켜라.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오늘 내 마음에는 어떤 별이 떠오르는가?

어떤 가치가 나를 부르고 있는가?

내 안의 정직과 정의, 부끄러움과 경이로움 그리고 양심을 어떻게 살려낼까?

내가 찾던 우주는 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여기, 내 안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의 이야기

© 설운(設韵). CC BY 4.0. 출처 표기 필수

여러분은 어떤 순간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별을 발견했는가?


여러분 마음속 별자리는 어떤 모습인가?


이 글이 마음에 닿았다면, 일상 속 작은 깨달음들을

나누는 도봉의 봄을 응원해 주셔요.


가끔은 가장 깊은 진리가

가장 평범한 순간에 숨어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비범한 순간을 발견하는 이야기들
당신의 내면에 빛나는 별들을 기대합니다.

중랑천에서 반짝이는 별빛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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