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과 부담
1부 감정의 탈진
<확인과 부담>
여행이 끝났다. 무감각한 것과 무능력함의 다름이 느껴졌다.
또 인생을 여행하듯이 살라는 기분이 이런 거였나 싶었다.
여행지에 가니, 평소보다 열린 마음으로 사람과 상황을 대했다.
너무 무겁지 않으며, 그 안에서도 자신의 안전거리를 확보했다.
그 유연함과 여유를 다시 인생에 들여야 하는 걸 느꼈다.
여행은, 내가 아직 움직일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시도인 듯했다.
신(육신)은 이 여행을 통해 자신의 기능을 확인하려 했고, 심(마음)은 그것이 조금은 부담으로 느껴졌다.
그 움직임 자체가, 부담이었다.
사람들과는 점점 거리를 두었다. 상황은 억지스럽게 느껴졌고, 오래된 불편감의 존재가 커졌다.
어떤 태도로 사람을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런 생각도 붙잡을 수 없는 느낌에 무력감을 느낀다.
현실적인 감각으로 살아왔던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 속에 던져졌다.
아무런 희망도, 열정도 느낄 수 없었다.
그저, 숨을 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