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온 것이 있는 사람처럼
돌아본다

두고 온 것

by 숨 Breath

2부 나는 누구인가


<두고 온 것>


나의 발목을 잡은 건 무엇인가? 내면에 대해 끊이지 않는 질문에 답을 해보기로 한다.


어릴 적부터 트라우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움직임을 제한하는 느낌이 유독 반갑지 않았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것도 나를 붙잡아 두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일부러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익숙하게 만들었다. 스스로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는 인식에 닿기라도 할 것처럼. 자신에게 실망할까 봐. 나의 가치가 사라질까 봐. 애썼다.




같은 의미로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어떤 일에서도, 어떤 사람에게서도.


최선을 다한다면 후회하지 않으니까. 후회하지 않는다면 돌아볼 이유가 없으니까.


인간은 얼마나 성숙하고 현명해야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후회는 두렵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선택을 부정하고, 현재 나에게 만족하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일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최선을 다하고도 멈췄고, 돌아본다.



두고 온 것이 있는 사람처럼 돌아본다.



어디에는 어린 시절에 나를 두고 왔고, 어디에는 마음을 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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