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가 망치기 십상.
나의 미라클모닝 알람은 오전 5시에 울린다. 컨디션이 좋으면 바로 일어나 서재로 향하지만, 피곤한 날은 이불속에서 꾸물대다 5시 30분쯤 되어야 간신히 무거운 몸을 일으킬 수 있다. 5시 30분에 일어나서 미라클모닝 루틴을 하다 보면 출근준비를 해야 하는 7시가 생각보다 금방 다가온다. 어느 날은 '한 것도 없는데 벌써 7시야?'하고 화들짝 놀라기도 한다.
대개는 하나의 단계에 10분 정도를 소요하니 총 60분이지만, 명상하다가 깜빡 존다거나 독서하다가 조금 빠져들면 시간이 부족해진다. 처음에는 의욕에 가득 차서 이것저것 다 하려 했다. 미라클모닝 루틴도 하고 싶고, 외국어나 피아노도 하고 싶고 브런치 글도 올리고 싶고 말이다. 욕심내어 하나둘씩 하다 보면 반도 마치지 못한 채 출근시간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루틴 중 하나인 글쓰기를 하다가 그날 왠지 글이 잘 풀린다고 생각 없이 막 적다가는, 다른 활동을 하나도 하지 못한 채 글만 쓰다 끝나는 경우도 있다. 다른 목표가 덜 중요하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글쓰기는 간략하게 아이디어를 적어놓고, 나머지 시간에 완성도는 높이는 식으로 해야 한다.
때로는 전혀 관련 없는 소소한 것이 너무 재밌게 느껴지기도 한다. 원래 시험기간에는 방 청소가 너무 하고 싶어지지 않나. 미라클모닝의 루틴이 때로는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미라클모닝에서 해야 할 일이 가끔 지루하고 힘들어지면 딴짓을 하고 싶어 진다. 그럴 때는 다이어리에 일정을 기록하다가 30분 넘게 다이어리 정리에 매달려있기도 하고, 책상의 쓰레기를 치우다가 연필꽂이와 책장까지 정리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가끔은 중요하고도 해야 할 일의 무게를 외면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중요하지 않은 청소나 다이어리 정리 등을 하면서 '뭔가 열심히 하고 있다'라는 자기 위안을 삼아 보지만, 사실 해야할 일을 미루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도 느낀다. 그러니 미라클모닝 시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빼먹지 않도록 먼저 하자.
아침뿐 아니라 저녁에도 마찬가지이다. 저녁에 영화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며 놀다가 시간이 늦어지면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억지로 잠자리에 든다. 그러나 독서나 업무, 글쓰기 등으로 시간이 늦어질 때가 있다. '어차피 중요한 일 하는 건데 늦은 밤까지 더 하고, 내일 아침은 느지막이 일어날까?' 하는 고민에 휩싸기이도 한다.
그러나 일이 잘 된다고 무리해서 조금 늦게 자면 다음날은 어김없이 힘들게 눈을 뜬다. 알람소리가 들리는데 몸은 자꾸 눕고만 싶고, 겨우겨우 일어나 앉아 책을 보거나 글을 써도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한동안은 열심히 해보겠다고 5시간도 채 안 자며 미라클모닝을 하다가, 의자에 앉은 채로 1시간 넘게 딥슬립하기도 했다. 침대에 편히 자면 되지, 뭐 하러 의자에서 힘들게 자냐며 가족에게 놀림받았다. 물론 수면시간을 줄여가며 하는 미라클모닝은 오래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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