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랑은 쉼이다

단단한 마음의 품격 | EP.02

by 마리엘 로즈


사랑은 왜 이렇게 힘겨워야 할까.


끝없는 확인과 불안,

소유의 욕망으로

지쳐가는 것이 정말 사랑일까.


그 질문 끝에서 진짜 사랑은

불꽃이 아니라 쉼이라는 답에 닿게 된다.



불꽃이 아니라 숨 고르기

사랑은 불꽃처럼 타오르는 감정이 아니다.


잠시 눈부시게 빛나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고단한 하루 끝에

잠시 숨 고르는 순간처럼 다가온다.


사랑은 번지는 불길이 아니라,
가만히 머물러 주는 따뜻한 온기다.



쉼의 본질

쉼은 회복이다.


지친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다시 힘을 얻는 자리.


사랑도 그렇다.
곁에 있음이 오히려 에너지를 소모한다면,
그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진짜 사랑은

옆에 있을 때도, 떨어져 있을 때도
나를 지치게 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허락하고,
그 자리에서

나는 다시 자신답게 살아갈 힘을 얻는다.



불안과 소유를 넘어

사랑은 불안을 키우지 않는다.


끊임없는 확인도 소유의 강박도 필요 없다.
그런 것들은 쉼을 앗아가는 가장 큰 적이 된다.

사랑은 요구하지 않고 허락한다.
붙잡으려 하지 않고 함께 머문다.




단단함의 이유

쉼이 있는 사랑은 단단하다.


함께 있어도 중심을 잃지 않고,
떨어져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사랑은 서로를 지치게 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다시 나아갈 힘을 채워준다.



사랑은 귀향

결국 사랑은 전쟁이 아니다.
이겨야 하거나 빼앗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귀향이다.


멀리 떠돌던 사람이 마침내 돌아와
가장 자연스럽게 머무는 곳.



숨을 고르고,

짐을 풀고,

다시 힘을 얻는 자리.



애써 잘 보이려 하지 않아도 된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고,

가만히 있어도 채워진다.


마치 집 안 가득 스며드는 저녁 햇살처럼,
있기만 해도 따뜻하고 고요하다.

사랑은 쓰고도 다시 채워지는 샘물이고,
한없이 머물러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터전이다.


그래서 사랑은

불꽃이 아니라 귀향이다.


누구도 불태우지 않으면서,
서로를 지치게 하지 않으면서,
돌아와 다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쉼이다.

















keyword
금, 일 연재
이전 01화믿음은 에너지의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