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표면이 잔잔해진 어느 블루의 오후

색으로 마음을 입다 | EP.01

by 마리엘 로즈


말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그런데 그 고요가 꼭 외로움은 아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데,
그게 외로움은 아니었어.”



프리루드



오랜만에 조용한 공간이 필요했다.
누구의 말도 깊이 들어오지 않았고,

반응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저 속으로 중얼거렸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블루의 숨 #9BB7D4



맑지만 차갑지 않고,

청명하지만 쓸쓸하지도 않은 블루.


격한 파동이 가라앉고 난 뒤,

수면이 고르게 펴지는 순간의 색.


이건 침묵의 색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숨의 색이다.



창가의 프레임



창밖을 오래 바라보았다.


구름이 천천히 밀리고,

나뭇잎이 가볍게 뒤집혔다.


창문 가장자리에는

빗방울이 지나간 자리에

얇은 물무늬가 남아 있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은

그 무늬를 따라 서서히 정돈되었다.



잔향



사람은 조용해질 때마다

자신과 다시 연결된다.


오늘의 블루는

고립이 아니라 휴식,

단절이 아니라 깊이.


무반응이 아니라

다시 나로 돌아오는 시간의 색.


이런 날이 있어줄 때,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keyword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