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으로 마음을 입다 | EP.02
아무 일도 없는데,
미세하게 따뜻해지는 날이 있다.
“별일 없었는데,
괜히 마음 한구석이 따뜻했어.”
ㅡ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
짧은 안부 한 줄,
창가의 햇살,
커피의 향기,
그 정도.
그런데 이상하게,
입꼬리가 가만히 올라갔다.
기대하지 않기로 한 마음인데,
어디선가 노란 감정이 조용히 스며들었다.
부드러운 레몬크림 같은 파스텔 옐로우
눈부시지도,
튀지도 않지만
분명히 기분 좋은 따뜻함을 품은 색.
마음 한켠이 들키지 않게 웃고 있는 온도.
ㅡ
민소매 화이트 티,
잔잔한 크림 옐로우 셔츠,
빛바랜 블루 데님 팬츠.
유리컵 가장자리엔
얼음이 녹아 맺힌 물방울이 잠깐 반짝였다가
얇게 미끄러지고...
그 사이 내 표정도 조금 풀렸다.
누구에게 특별히 잘한 건 없는데
오늘의 나는 나에게 조금 더 다정했다.
ㅡ
감정은...
누가 건드려야만 피어나는 게 아니다.
스스로를 조금 느슨하게 풀어 주면
안쪽부터 먼저 따뜻해지는 것들이 있다.
오늘의 노란빛은,
내가 나에게 내민 작은 햇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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