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으로 마음을 입다 | EP.03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 체온이 한 칸 올랐다.
오렌지빛으로.
“조금 들뜬 마음,
오렌지빛으로 번지다.”
ㅡ
특별한 일은 없었다.
창가로 기울던 빛이
탁자 위를 엷게 감싸고
오렌지 껍질을 톡 눌렀을 때,
작은 미스트가 공기 속에 번졌다.
그 한 점의 향에서
마음이 소복히 밝아졌다.
살구를 한 방울 섞은 부드러운 오렌지.
눈부시지 않고
튀지도 않지만
분명히 기분 좋은,
체온을 올리는 색.
손끝에 남은 미세한 점성처럼,
천천히 스며와 오래 머무는 온도.
ㅡ
오렌지 껍질을 살짝 비틀자,
작은 빛점이 공기 중에 톡 터지고,
껍질을 벗긴 조각 하나를
손바닥에 굴리자
향이 얇게 퍼졌다.
오늘의 나는,
누구에게 특별히 잘한 것도 없지만-
내 쪽에서 먼저 불이 켜진 듯,
표정이 조금 풀렸다.
설렘은 커지지 않아도 밝아질 수 있다.
오늘의 오렌지는 바깥이 아니라
내 쪽에서 켜졌다.
ㅡ
미세한 상승감이 #F7C59E의 온도와 겹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