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우드슬랩
신의 붓이 지나간 듯 아름다워
가까이 다가가면
지옥 같은 폭풍을 만나게 될 거야
목성 이야기야 어쩌다 그 별은
나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수망고나무로 만들었대
통으로 베어져 누워 있는 남자
시체 같아
뜨거운 차를 올리면
앗 뜨거, 하며 벌떡 일어날 것 같은데
다르게 산다는 게 이런 걸까
망고나무가 탁자가 되는 것
탁자가 되고서도 여전히 망고나무로 불리는 것
탁자 위 꽃은 생생하다 생생해서
곧 시들 것이다
우리 집, 꽃밭 같지?
머리채를 잡힌 다음날이면
꽃을 받는다고 했다
시든 꽃은 어떻게 다르게 살게 될까
친구는 베란다 밖으로 꽃을 던지며 말했다
누가 뛰어내릴까 겁이 나
해가 지고 있다
태양은 어디로나 뛰어내린다
빌딩 사이로 바다로 망고나무 숲으로
눈동자에 핏빛이 번진다
그 속을 가로지르는 한 마리 새
저 새 이름 알아?
몰라
모르는 것만 슬픔을 모른다
-[동리목월] 2022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