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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읽는 엄마 Sep 07. 2022

12월 31일 우리 가족 타임캡슐

내가 만드는 1년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 첫째 아이는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함께하고 싶은 듯 분주해 보였다.

골똘히 생각하고 나에게 다가오는 아이의 눈빛은 더욱 반짝거린다.

"엄마, 나 오늘 가족들이랑 꼭 해보고 싶은 게 있어요."

12월 31일 아이는 무엇이 그렇게 하고 싶은 걸까?

궁금한 나는 아이의 계획이 듣고 싶어 아이의 입술만 바라보게 된다.

"어떤 걸 해보고 싶어?"

"우리 타임캡슐 만들어요. 각자 일 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를 종이에 적고요. 딱 1년 뒤 12월 31일에 목표를 얼마나 이루었는지 같이 알아보는 거예요."

"너무 좋은 생각이다. 아빠 퇴근하고 오시면 타임캡슐 만들자고 하자."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첫째 아이 덕분에 우리 가족은 성장할 수 있 기회가 또 생겼다.



삐삐 삐삐 삐삐 ~

아빠가 오시기만을 기다리던 두 아이들은 현관문 여는 소리에 맞춰 아빠보다 더 빨리 현관 앞에 도착한다.

그리고 준비한 타임캡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준비물은 뭐가 필요할까? 예쁜 상자라도 사러 갔다 올까?"

"엄마, 집에 있는 걸로 해도 돼요. 지난번에 선물 받은 쿠키 상자 있어요. 이걸로 해도 될 것 같아요."


저녁이 되어 맛있는 다과와 A4 종이 한 장 그리고 연필, 볼펜을 준비한다.

A4 종이 한 장을 우리 가족수만큼 나누고 각자 작은 종이에 한 해 동안 이룰 목표를 기록하기로 했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 5개와 목표는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는 게 타임캡슐의 규칙이었다.


자신의 목표를 생각하는 순간이 되자 모두들 수험생처럼 고민하게 된다. 숨소리와 필기구 소리만 들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종이에 담아본다.


작은 종이에 목표를 꾹꾹 눌러쓰는 사각사각 아이들의 연필 소리
한 해 동안 이룰 목표를 신중히 기록하는 탁탁탁 남편의 볼펜 소리
내 꿈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하나하나 적어나가는
탁.. 탁.. 탁 나의 볼펜 소리


일 년 뒤 가장 많은 목표를 이룬 사람에겐 선물을 주기로 하며 우린 목표가 적힌 자신의 종이와 가족규칙 서약서까지

조심스레 상자에 넣어본다. 내 목표가 달아나지 않게 테이프로 상자를 봉한 후 거실장 위에 올려놓기로 했다.



1년 뒤 우리 가족은 각자의 목표를 몇 개나 이루게 될까?

목표를 이루기 위해 365일 동안 어떻게 하루를 보내게 될까?

그리고 우리 가족 중 누가 가장 많은 목표를 이루게 될까?


계획이란 미래의 내 모습을 미리 그려보는 나의 청사진이 된다.

이루지 못할까 봐 쓰지 못하는 계획이 아니라 '이것만큼은 나도 자신 있어.'라는 마음으로 우리 가족은

타임캡슐에 자신만의 목표를 적어보았다.

타인이 원하는 삶이 아닌 내가 꿈꾸는 삶을 우린 12월 31일 기록하고 새기며 1월 1일을 맞이한다.

이전 09화 우리도 가족 독서 토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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