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결혼기념일을 맞아 예약했던 꽃다발을 픽업했는데 카네이션이 장미보다 많아 마치 어버이날 꽃다발 같았다. 아내가 반려한 꽃다발을 들고 꽃집에 찾아가 사정을 말했더니 직원은 무안할 정도로 미안해하며 풍성한 핑크빛 꽃다발로 바꿔줬다. 아내는 몹시 기뻐했다.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 걸까… 대체재가 많아서 그런 걸까… 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그런 걸까… 요즘 사회는 도통 만회할 기회를 주지 않는 듯하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1점짜리 리뷰를 남기고는 거들떠보지 않는다(카네이션 꽃다발을 건네받은 나 또한 그럴 생각이었다).
상대에게 만회할 기회를 주면 사회가 조금은 화사해지지 않을까... 꽃집 주인처럼 본인이 한 행위에 책임질 줄 아는 상대와 함께라면 모두가 풍성해지는 결말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대화를 충분히 나누고도 이전과 마찬가지라면 그때 단절해도 늦지 않다.
음식에 이물질을 넣고 환불을 요구하는 등, 간혹 협박과 대화를 혼동하는 사람이 있는데, 협박은 단절보다도 못한 행위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으니 그러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