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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기 Feb 21. 2022

호주, ‘소음 제한’ 기차 칸을 만들었더니.

사회가 소음공해를 통제해야 하는 이유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 주변을 개의치 않는 큰 대화 소리, 게임에서 흘러나오는 기계음 등 현대사회는 소음으로 뒤덮여 있다. 주변에서 들리는 이런저런 소리들, 내가 듣고 싶지 않은데, 피할 수 없어 듣고 있어야 하는 소음들이 이제는 ‘공해’가 되어 현대인을 괴롭힌다. 이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런 소음도 공적으로 적극적으로 관리해야만 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호주에서는 최근 공공 기차에 ‘소음 제한’ 칸(Quiet Carriage)을 만들어 6개월간 시범 운영을 해보기로 했단다. 이 칸에선 소지한 전자 기계의 볼륨을 낮추고 스마트폰은 스위치를 꺼야 하며 대화는 낮은 목소리로 나눠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차 안에서 독서를 하거나 일을 하며 조용한 시간을 갖고자 하는데, 일부 몰지각한 이들이 만들어내는 소음으로 인해 다수의 평화가 위협을 받는다는 생각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시민들의 반응을 살핀 뒤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할지를 보겠다는데, 나는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조용한 시골에 살다가 도시를 나가면 어마어마한 소음에 머리가 핑돌아, ‘이런 공해를 공적으로 제어하지 않은 채 견디라는 건 폭력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저 알아서 교양 있게 조용히 하자는 식의 계도는 온당치 않다. 사람마다 길들여진 데로 느끼는 소음의 정도는 참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이렇다.


어느 날, 멜번에 사는 홍콩 여인들의 저녁 모임에 나갈 일이 있었는데, 모두 귀가 멍할 정도의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참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옆에 앉은 여인이 이렇게 설명을 했다. “홍콩은 도시가 시끄럽기 때문에 사람들이 큰 목소리로 얘기하는 게 일상화되어 있다.” 고. 도시가 시끄러워서 크게 말을 해야 하는 것인지, 크게 말을 하는 사람이 많아 도시가 시끄러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호주 기차 안에서 보면 유달리 아시아의 복작대는 대도시에서 살다 온 사람들의 목소리가 유달리 크고 높다.


삶의 격을 높이려면 소음을 줄여야 한다. (인자는 다른 말로 적게 말하고 많이 들으라고도 했다.) 꼭 음악회나 미술관, 비싼 레스토랑에서만 스마트폰 스위치를 꺼야 하는 것이 아니다. 버스나 식당 안에서, 혹은 길을 걷거나 산을 오르며, 내가 생산해 내는 소음의 양이 얼마나 타인의 귀를 거스르며 주변 환경을 불쾌하게 팍팍하게 만들어가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소음을 제어하면 내 주변이 시장 한복판이라 할지라도 고급스러운 그 어떤 곳만큼 격이 높아지기도 하는 것이다. (2013/2/4 씀)

관련 기사 :  http://www.theage.com.au/victoria/shhh-trains-keep-the-peace-with-quiet-carriages-trial-20130130-2dl3m.html  


이건 대략 10년 전 쓴 글인데 지금은 멜번을 벗어나 살고 있어  기차 칸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모르겠다. 어느 사회든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소음을 잘 통제해서 스트레스 덜 받는 환경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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