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물 사전
첫 번째 개인전을 앞두고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와중에 한 언니가 쓴 글이 마음에 콕 들어왔다. ‘성공하는 법을 알아버렸다’는 제목의 글이었다.
나와는 결이 다르지만 한 계단 한 계단 자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사람. 내가 보기엔 서부 경남에서는 가장 잘 말하는 사람이다. a.k.a ‘사천의 김미경’. 오랫동안 함께 독서모임을 했고, 지금은 글쓰기 모임에서 가장 열심히, 꾸준하게 글을 올리는 사람이다. 나와는 가치관이 다르다 보니 가끔은 언니가 하는 말에 반감이 들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자기가 꾸려가는 삶의 밭을 믿고, 성실하게 가꾸며, 알찬 수확물을 거둘 날을 기다리는 언니를 늘 응원하고 있다.
1000억 부자가 될 나의 리치 언니.
우리가 독서모임을 시작한 게 2019년 4월이니 벌써 6년. 네이버 카페를 개설한 지도 2021년부터니까 4년이 되었다. 부끄러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면서도 함께 모여 이야기하는 시간이 좋아 만나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던 때가 떠오른다. 한참 모임에 열의가 넘칠 무렵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었지만, 그 악독한 바이러스도 우리를 막지 못했다. 우리끼리 라방(라이브 방송)도 하고, 화상회의도 하면서 꾸준히 책을 읽고, 만났다. 이 좋은 모임을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네이버 카페를 시작했는데, 신기하게도 어쩜 그렇게 좋은 사람들만 들어오는지.
처음엔 내가 모든 모임을 직접 운영했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현재는 회원수도, 모임도 더 많아져서 내가 모든 모임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각 모임마다 담당하는 리더들이 있고, 나도 얼굴을 모르는 회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래도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들만 모이는 덕분에 아직까지 큰 사고 없이 잘 굴러가고 있다. 모두가 서로에게 좋은 관계로 남아 인연을 이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사실 요즘은 그림 그리기 바빠 독서모임에 좀 소홀했었다. 그런데 어제 그 언니가 올린 글을 읽으며 미소 짓고, 뿌듯해지는 감정을 느낀 게 신기했다. 자기를 온전히 믿고, 책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언니에게 1000억 부자가 되겠다는 꿈은 전혀 허황되지 않게 느껴졌다. 언니가 1000억 부자가 돼도 배가 아플 것 같지도 않았다.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마음이었다.
언니뿐 아니라, 오래된 회원들은 모두가 각자 자기 밭을 예쁘게 가꾸며 살아가고 있다. 공부를 놓지 않는 사람, 직장을 구한 사람, 꾸준히 독서모임을 이끌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 모두 멋지다. 책을 읽고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일이었는데, 각자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에 한 번 더 감동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임을 내가 처음 만들었다는 사실이 정말 뿌듯하다. 10년쯤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그때는 좀 크게, 제대로 파티를 한 번 열어야겠다.
내 모습이 언제나 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나 역시 6년 동안 많이 성장했다.
오늘도 이불 킥 할 사연이 떠올라 얼굴이 달아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내 삶을 잘 살아가고 있으니까.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나를 다독이는 되어준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