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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행형 Oct 20. 2023

동그라미가 만드는 평등함

[5-5] 동그라미



  책상 배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 달라야 한다. 내가 기획하고 운영했던 ‘책상이 필요한 일들’이 있는데, 포럼, 콘퍼런스 등의 행사, 사업 담당자 네트워크 워크숍 또는 성과공유회, 기관·단체 협의회, 강의식 교육 및 디자인씽킹 워크숍 등 다양하다.

  정사각형으로 할지, 직사각형으로 할지, 삼각형으로 할지,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눌지, 원으로 동그랗게 할지, 일직선으로 할지 일말의 고민이 필요하다.      


  지역 내에서 각 기관의 니즈(needs)를 충족하는 동시에, 공통의 안건 관련하여 협의하는 협의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문화재단, 여성인력개발센터, 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적경제허브센터, 미디어센터 등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 책임자와 실무자가 모인다. 

  책상 배치를 다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생긴다. 직선 4개로 만든 사각형 구조로 책상을 배치하는 것과, 최대한 둥근 형태로 책상을 배치하는 것은 다르다. 상위기관에서 과장 이상의 직급자가 참석할 때는 책상을 네모나게 배치한다. 흔히 상석이라고 하는 위치에 상급자를 배치하고, 그 옆에로는 국장 또는 센터장, 팀장, 대리, 팀원 등으로 쭉 나열해 배치한다.       


  이번에는 최대한 좌석을 동그랗게 배치하고, 어디가 상석인지 알 수 없게 하면 어떨까? 어디에 앉은 사람이든, 참여하는 인원 전체를 똑같은 위치에서 바라볼 수 있다. 평등해진다. 누군가가 유독 발언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도 줄여준다. 분위기도 한결 편해지고, 수평적이고 동등한 조건에서 발언을 할 수 있다.      


  딱딱하고 곧바른 직선과, 둥글고 부드러운 곡선, 작은 것 같지만 큰 변화를 만든다. 그 자체 생긴 모양대로 분위기를 바꾼다. 어떤 모양으로 소통할 것인가, 어떤 형태로 관계를 설명하고 보여줄 것인가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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