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피라미드 관광에 대한 인터넷을 보면 호객행위가 극성스럽고, 한낮에는 땡볕이 문제라는 글을 많이 읽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가기를 권하는 것 같다.
숙소가 시내여서 택시로 반 시간 정도 가야, 기자 피라미드 지역이다. 우버 택시가 친절하게 잘해주고 기자 지역에 내려준다. 영어는 잘못 알아듣지만, 택시 기사가 팁을 달라는 것 같다. 우버 택시를 타고 팁을 손님에게 직접 요구하는 경우 처음이다. 손님이 기사가 잘해주면 알아서 주는 것이다.
이른 아침이지만 피라미드는 개장한 상태이다. 아마도 아침 7시 개장한 것 같다. 역시 도착하자 호객꾼이 붙는다. 티켓팅을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도움받아 입장하면, 낙타를 이용하라는 등 요구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냥 대꾸치 않고 티켓 부스에서 카드로 티켓을 샀다. 7시 반경에는 입장객이 아직은 많지 않다.
택시를 타고 오면서 멀리서도 피라미가 보였지만, 입장해서 본 피라미드는 거대한 산이 서 있는 것 같다. 가장 앞쪽에 스핑크스가 있고 뒤편 오른편으로 가장 큰 대 피라미드(쿠푸왕의 미라 미드)와 가운데는 가장 큰 피라미드보다 작은 카프라 왕 피라미드, 가장 왼쪽에 더 작은 미케리누스 왕 피라미드가 있다.
관람 순서는 인터넷이 알려준 대로 먼저 대 피라미드를 보고 다음은 중간에 있는 피라미드, 그리고 마지막 피라미드를 보고 내려오면서 스핑크스를 보기로 정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대 피라미드 가는 길은 완만한 경사 길이다. 경사 길이지만 발걸음은 아침이고, 보고 싶은 것을 보러 가니 가볕다. 스핑크스 옆 도로를 지나는데, 앞서가던 일본 청년이 상당히 이상한 모양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스핑크스와 입을 맞추는 듯한 포즈를 취한다.
가다가 돌아와서 나도 한 장을 부탁했다. 아마도 인터넷에 어느 곳에서 어떤 포즈를 취하면 어떤 사진이 나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다.
대 피라미드를 가기 전, 작은 허물어져 가는 피라미드가 나온다. 그곳부터 구경하고, 대 피라미드 방향으로 가려고 하니까 멀리서 한 청년이 그쪽으로 가면 안 되고, 자기 쪽으로 오라는 손짓을 한다. 당연히 방향이 그곳이라 생각하고 갔다. 그곳에 가니까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설명을 한다.
답답한지 내 휴대폰을 달라 하더니, 나에게 어떤 포즈를 취하라고 한다. 그러고는 돈을 달라고 하니까 이 짧은 순간에 호객행위 청년을 만난 것이다.
대 피라미드는 이곳 피라미드 중에 가장 큰 것으로 올려보기에도 고개가 아프다.
높이가 137.2m로 석재로 이렇게 높게 쌓았다는 것이 경이롭다. 대 피라미드 주변을 돌면서 연신 그 높이에 감탄했다. 기원전 26세기에 27년에 걸친 대공사로 완공되고, 파라오가 영원히 안식할 수 있는 장소로 설계되었다고 한다.
이른 아침이지만 대 피라미드 주변을 관람객들이 많이 돌고 있다. 한 바퀴 돌면서 정문 쪽 면으로 가서 직접 피라미드에 올라가보았다. 그 돌의 크기가 엄청나서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 움직이기에 불가능할 것 같다.
피라미드를 돌면서 그 높이와 규모에 놀라고, 가는 길에 곳곳에서 호객꾼을 만나서 놀랐다. 낙타를 타라고 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고 수십 미터를 따라오면서 호객한다.
여기 피라미드에 만일 낙타가 없다면 아마 무엇이 빠진 것 같을 것이다. 호객행위를 하지만, 피라미드와 낙타는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낙타를 타고 피라미드 옆을 지나는 풍광은 낯설지 않은 낭만이 있는 풍광이다.
낙타 외에 말과 마차도 있다. 이런 것들이 모두 피라미드와 잘 어울린다. 호객행위가 지나칠 뿐이다.
대 피라미드를 한 바퀴 돌고 도로만 건너면 다음 피라미드가 나온다. 이 피라미드는 쿠푸왕의 아들 카푸라 왕의 피라미드라고 한다.
가운데 피라미드 꼭대기 부근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다. 주변에 피라미드에서 떨어진 돌들이 붉은색 대리석이다. 꼭대기 부분은 대리석으로 쌓은 것 같다. 가운데 피라미드는 가까이 돌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마 낙석 때문일 것 같다. 그래도 반 정도는 피라미드 밑으로 돌 수 있다.
이 주변에 대단위 낙타 집결지가 있다. 낙타들은 푸른 풀을 뜯고 있지만, 이곳에는 풀이 없는 지역이라서 다른 곳에서 가져다가 먹이고 있다. 낙타 주변을 지나가면 어김없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이곳의 호객행위는 역사가 있는 듯하다.
피라미드를 보수하면서 2000년 전 로마 사람들이 피라미드를 구경 와서 사기당했다는 낙서가 있었다는 것이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피라미드에 낙서까지 했을까? 그러니 호객꾼들이 부르는 값은 몇 배라는 것이다.
가장 왼쪽에 있는 피라미드는 쿠푸와 손자 미케리누스 왕 피라미드이다. 손자 피라미드가 가장 작다.
마지막 피라미드도 반 정도 돌 수 있게 해 놓았다. 여기서 보수하고 있는 곳이 있는 것 같다. 이곳 피라미드는 작지만, 호객꾼은 작지 않았다. 이 피라미드 내부도, 대 피라미드처럼 관람이 가능한 곳이지만 들어가지 않았다. 이 주변에는 낙타를 타고 큰 평원을 유람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나이 든 노인들이 낙타를 타고, 낙타 꾼들이 몰고 다니는 모양이 피라미드 관광의 진풍경이다. 실제로 노인들이 걷기보다는 타고 다니는 것이 구경하는데 훨씬 좋을 것 같다.
다시 대 피라미드 쪽으로 내려와 마지막으로 후문 입구에 있는 스핑크스를 구경 나섰다. 스핑크스는 중간에 있는 카푸라 왕의 피라미드에 딸린 스핑크스로 자연 암석을 이용한 것으로 높이가 20m의 거대한 석상이다. 그 얼굴은 카루라 왕의 생전 얼굴이라고 하는데 상당히 파손되었다.
실제로 중간에 있는 피라미드 앞에 위치해있다.
스핑크스에 들어가기 전 문에 쌓은 석재는 정교하면서 그 크기가 놀랐다.
스핑크스의 관람을 끝으로 그동안 보고 싶었던, 이집트 피라미드의 관광을 마쳤다. 인류 문명 발상지 다운 거대한 유적지이다. 대 피라미드가 기원전 26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니까 그때 사람들이 석조 석축 기술이 경이롭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후문 쪽 왼편 길에 이곳 사람들의 주식 같은 빵을 구워내는 곳이 보인다. 신기해서 구경하니까 여기서도 사라고 호객행위를 한다. 가격도 물어보지 않고 주머니에 있는 이집트 돈 15파운드를 주니까 아직도 뜨거운 빵 2개를 준다. 그러고는 빵 굽는 사람이 5파운드 더 달라고 한다. 그래서 빵을 돌려주고, 돈을 달라고 하니까 그냥 가라는 손짓을 한다. 여기서도 또 다른 호객행위이다.
그냥 아무런 맛도 없는 빵이 뜨거운 맛과 금방 구운 맛으로 입에 맞았다. 환타 하나를 추가하니까 1100원도이다. 이집트 물가가 싸다.
피라미드는 그냥 걸어서 볼 수 있을 정도의 거리이다. 노인이 아니면 힘이 들어 낙타를 탈 정도는 아니고, 낙타를 타면 더 즐거운 관광이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이 피라미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노예 같은 노동했을 것이다. 오직 파라오의 부질없는 안식을 위해서 산 사람들이 불쌍하다. 그러나 그 파라오 부질없는 욕심이 이제는 수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