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카메라뿐만 아니라 모든 게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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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있어 핸드폰 카메라가 아닌, 디지털카메라는 요런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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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Mu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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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제 나이가 유추되는 디자인 이로군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DSLR이라는 카메라가 보편화되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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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EOS80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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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은 '미러리스(Mirrorless)'라는 카메라가 근래의 카메라 시장을 통일시킨 상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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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EOS R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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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과 미러리스의 차이는- 말 그대로 거울의 유무인데, 요런 건 찾아보면 많이 나올 테니 넘어가고,
사실 저는 DSLR카메라를 기점으로 그 뒤로 나오는 카메라는 미러리스든 DSLR이든 상관없이
'렌즈 교체가 가능한 큰 카메라' 정도로만 여겼었어요
그냥 요새 나오는 건 다 미러리스니까, 그 안에서 이제 고민을 했던 것이죠.
오늘은 어떤 브랜드의 어떤 모델이 좋니 나쁘니 어떻니를 다 뒤로하고_그런 게 어딨겠어요, 다 장단점이 있지
어떤 고민을 통해 결국 저는 어떤 카메라를 고르게 되었는지 적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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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04월 Hanoi_꼬맹이, 니가 이 사진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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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카메라를 고르기 위해 서칭 하다 보면, 결국 크게 두 개의 브랜드로 좁혀지게 되더라구요
캐논과 소니
거기에 덧붙여 그래도 한 번은 들어봤을 몇몇 브랜드가 더 있더랬죠.
니콘 / 후지필름 / 파나소닉 / 라이카, 라이카, 그리고 라이카
자 그럼 총 6개의 브랜드를 가지고, 모델을 정하기 전에 이런저런 걸 알아보면서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우선 소거법을 통해 뺄 건 빼고(특히 라이카는 비싸서, 너무 비싸서 진짜 인간적으로 너무 비싸서),
최종적으로 세 개가 남더라구요
그렇게 정리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캐논: 소니와 더불어 사용자가 가장 많음, 중고시장에 많고 렌즈 구하기도 좋음.
무엇보다 사진 밸런스가 좋다, 어찌 되었든 사진기는 캐논!
그냥 오토로 놓고 찍어도 가장 그럴듯하게 나오는 느낌. 근데 문제가 안 이쁨, 안 이쁨. 이쁘지가 않음
- 소니: 캐논의 아성을 따라잡을 만큼 퀄리티를 끌어올림, 지금은 캐논과 더불어 업계 두 손가락 이내,
미러리스의 시발점, AF(오토포커스/자동초점 맞추기) 기능은 동급 브랜드 중 최고
사진의 색감, 톤 이슈가 있으나 난 잘 못 느꼈고, 모델이 많아 선택의 여지가 넓음.
- 후지필름: 전체적인 기능 및 사진 퀄리티, 사용자 편의성 모든 게 캐논/소니에 비해 떨어짐
필름느낌을 내는 특유의 색감이 있음, 카메라가 이쁨, 이쁨, 이쁨.
사실 처음에 얘기했어야 하는 건데,
저는 처음에 필름카메라가 사고 싶었어요. 그 무언가 부족한 듯하면서 텁텁한 느낌이 좋더라구요.
근데 요즘 필름이 얼마나 하는지 아세요?
한 롤에 거의 만원에서 만오천 원 정도 하더라구요, 한 36장 찍을 수 있나?
깨끗하게 포기했죠.
그렇게 고르고 고른 세 브랜드의 모델은 다음과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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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R50_현재 약 100만 원 미만(렌즈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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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a6400_약 130만 원(렌즈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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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 X-E4_약 140만 원(렌즈미포함)_굳이 이 모델이었던 이유는 마침 이게 중고시장에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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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보니까 세 브랜드의 특징이 다음과 같이 비교가 되더라구요
- 소니는 아무래도 사진보다는 동영상 촬영에 특화된 느낌(저가모델 한정)
- 역시 사진은 캐논이 이쁘더라고, 대충 찍어도 잘 나와, 이름값을 해
- 아 근데 후지 그 특유의 갬성이 좋아, 그리고 결정적으로 카메라가 이뻐
- 캐논은 다 좋은데 왜 카메라 디자인을 저렇게 한 거지
물론 이 모든 고민의 결과는 '초급자용', '저가 카메라', '필름카메라를 사고 싶었던 마음'
이 세 가지를 전제로 해서 나온 생각이랍니다.
사실 어느 정도 이상 급이 올라가면 저 모든 고민이 다 무의미해져요
오히려 정말 사진을 위한 풀프레임, 대형렌즈, 전문사진은 캐논을 쓰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군요.
저는 결국 후지필름을 선택했어요. 중고로 샀죠. 두 가지가 가장 컸던 것 같아요
필름카메라가 사고 싶었던 마음과 수동모드를 쓰기 위해 다이얼이 밖으로 나와있어야 했던 점.
그리고 이쁘다는 거, 이뻐, 정말 이쁜 거, 그냥 이뻐
카메라든 뭐든 일단 디자인은 마음에 들고 봐야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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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 월정리, 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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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쵸? 이쁘죠? 사진 찍을때면 저렇게 메고 다니는데 아아주 만족스럽답니다.
뭐 디자인도 디자인인데, 굳이 불필요한 아집으로 수동을 고집하다 보니,
사진 찍을 때마다 실내냐 실외냐 빛이 많냐 적냐 등을 두고
그 짧은 순간에 매번 iso, 셔터스피드, 조리개값을 조정하거든요.
그래도 조정 다이얼들이 밖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사진 찍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자동모드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서 수동을 쓰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보편적으로 흔히 쓰는 필름느낌의 모드는 요런 느낌이랍니다.
그냥 일반적으로 찍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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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 Uji, Ky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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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사진이
필터를 걸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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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느낌이 되죠.(클래식 네거티브라고 하더군요)
요 필터를 가지고 별 구도도 스토리도, 감동도 감흥도 없는 아무 곳이나 찍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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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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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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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이상하게 그럴듯한 사진이 나온답니다. 이 맛에 후지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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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실 이 정도는 포토샵으로도 다 보정이 가능한 것들이라
굳이 더 비싼 금액을 주고 후지필름의 카메라를 살 필요가 있냐는 이야기도 많이 있어요.
저도 점점 사진을 찍고, 포토샵을 만질수록
조금 더 사실적인 사진을 뽑아주는 카메라에 필요성이 느껴져서
되려 근래에는 캐논이나 소니에 관심을 두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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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 Jeju (요건 캐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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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유튜브에 '카메라 입문 추천' 정도만 검색해 보아도
정말 많은 모델과 브랜드가 나오더라구요
구매가 어려워 배제한 니콘이나 파나소닉도 정말 이거만은! 하는 괜찮은 모델이 제법 있답니다.
근데 또 막상 사 보니까 결국 고민의 요소는 한 가지면 충분했던 것 같아요
바로 디자인. 이쁘고, 이뻐야 함, 반드시, 무조건, 일단, 이쁘고 봐야
어쨌든 요즘 카메라의 기능이란 게, 대체로 대동소이(大同小异)하고.
그 '소이'(小异)한 부분도 사실 어느 정도 사진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구분하기 어렵겠더라구요.
그러니까 내 예산 내에서 적당한 걸로 사고, 그걸 일단 써 봐야 부족한 걸 알게 될 거고,
그래야 그다음 카메라를 살 때 조금 더 충분한 고민을 할 수 있는 데이터가 생긴다는 것이죠.
그러려면 일단 마음에 들어야 자주 쓰겠죠?
적어도 내 눈에는 이쁜 카메라를 사는 게 저에겐 제일 중요했던 것 같아요
자, 어떻게
카메라 선택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는지는 모르겠네요
'어떤 카메라를 살지'보다 '카메라를 어떻게 쓸지'에 한번 포커스를 맞추어 보시면
조금 더 편하게 고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