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는 자동차를 보기 위해 주차장에 한참을 서 있는다.
주차장 오르는 계단 맨 위에 서서 아래에 주차돼 있는 자동차를 가만히 바라본다.
주차장 입구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차 소리가 들리면 신나서 차야, 차야 소리친다.
나는 그런 나도를 뒤에서 바라본다. 다 봤어, 집에 가자고 말할 때까지.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행복일 수 있다는 것을 나도를 통해 알아간다.
나도의 작은 뒷모습을 한없이 바라보고 싶다.
밖에 나가면 나도는 안아줘, 말하며 손을 내민다. 엄마는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안아주랴 싶어 나도를 번쩍 안는다. 그런 순간이면 나도의 입에는 흐뭇한 미소가 어린다. 안길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을 확인해 기뻐하는 웃음이다. 엄마 품에 안겨 집으로 향하던 나도가 저 앞에 비닐봉지를 발견했다. 검은색 비닐봉지는 바람에 밀려 바스락 소리를 내며 또르르 굴러간다. 그 모양을 보던 나도가 비닐봉지는 걸어서 어디를 가지? 묻는다. 엄마의 입가에 웃음이 어린다. 글쎄, 걸어서 어디를 갈까, 집으로 가나? 나는 모르지 말하며 나도는 엄마 품에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든다.
저녁 먹은 후 후식 시간, 나도 앞에 조각 수박이 가득 든 그릇을 놓았다. 나도는 좋아하는 수박을 보자 수박이야, 소리친다.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 한 조각을 입에 넣은 나도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자기 입보다 커다란 수박 조각을 입에 넣고 아작아작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나도 뒤에 앉아 있던 아빠가 손을 뻗어 그릇에서 수박 한 조각을 가져가 입에 넣는다. 그 순간 나도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진다. 자못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고심하는 얼굴이 된다. 울려고 그러나 생각하는 찰나 나도가 수박 그릇을 아빠 앞에 가져다 놓는다. 이번에는 아빠 얼굴이 흐뭇해진다. 흐뭇한 얼굴로 안 낳았으면 어쩔 뻔했어, 오글오글 대사가 튀어나온다. 수박이 열 일 한 후식 시간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나도는 낮잠을 꼭 자는 편이다. 피곤하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울부짖는다. 오후 간식시간, 엄마는 식탁에 칫솔을 올려놓는다. 다 먹고 들어와 말하고 먼저 침대에 눕는다. 칫솔을 손에 들고 방으로 들어온 나도가 눈을 감고 있는 엄마를 본다.
엄마 자? 또 자? 맨날 자? 말하며 옆에 눕는다. 칫솔을 입에 물고 노래를 흥얼거린다. 노래를 흥얼거리던 나도가 어느새 쿨쿨 잠이 든다. 한 손에는 칫솔을 들고서 세상 편한 얼굴로. 맨날 자는 엄마도 쿨쿨 잠이 든다. 아마도 세상 편한 얼굴로.
두두두두, 두두두두. 나도가 베란다로 뛰어간다.
엄마, 헬리콥터야. 헬리콥터야!
저녁 준비로 어묵을 볶고 있는 엄마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간장 넣은 어묵을 주걱으로 휘저을 뿐이다. 나도는 그런 엄마를 힐끗 보더니 작은방으로 들어간다.
‘엄마, 헬리콥터야’라는 잔음을 뒤늦게 알아챈 엄마는 베란다로 시선을 둔다. 나도는 이미 그곳을 떠나고 없다.
어리고 작은 아이의 신나는 마음을 함께 하지 못한 순간은 잔음과 같은 울림을 남긴다. 다음에는 꼭 헬리콥터라고 함께 소리쳐야지, 무슨 일을 하고 있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