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평범한 엄마의 하루

by 북남북녀

청소기 돌리는 엄마를 유심히 보는 나도.

'나도, 나도'하더니 엄마에게 청소기를 빼앗는다.

청소기를 잡고 거실을 몇 번 왔다 갔다 하는 나도.

다했다면서 청소기를 거실 구석에 팽개치듯 놓는다.

"엄마는 청소를 더해야 할 거 같은데."

"아니야, 아니야 나 청소했어."

집은 뭐 이렇습니다

책장으로 엄마 손을 붙들고 끌고 가는 나도.

그림책: 빤짝이와 배고픈 상어

작은 물고기 빤짝이가 커다란 상어에게 쫓기는 장면에서 책을 쭉 찢는다.

"앗"하는 엄마의 표정에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한 번 더 찢는다.

빤짝이를 살려주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나도야 이거 책이거든.

테이프를 붙이는 것은 엄마 몫이다.

밖으로 나가는 길, 엄마는 지갑을 뺏겼다.

"나도야, 그거 엄마 거야"

"아니야, 내 꺼야.내 꺼"

"아닌데, 엄마 건데."

"내 꺼야, 내 꺼."

엄마는 눈을 부릅뜨고 다닐 수밖에.

지갑 안에 든 것들이 아래로 떨어지는지 살펴보려면.


나도야, 너는 참 좋겠다.

세상 모든 것이 꺼라서



소리가 그린 그림

소리를 잘 질러서 소리, 소리는 초등학교 1학년이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 소리가 분홍색 가방을 소파에 내려놓으며 말한다.

"엄마, 나 심장이 두근두근해."

"왜?"

"노란색 잠바 입은 아이가 사귀쟤, 스티커도 줬어."

"걔 이름이 뭔데?"

"몰라"

그 날, 책상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소리.


딸아, 엄마는 다른 이유로 심장이 두근두근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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