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일기
울음이 터졌다.
가슴속 물풍선이 팽팽해지다 터졌는지, 무언가에 툭 건드려져서 터졌는지 알 수도 없게 그냥 눈물이 마구 흘러나왔다.
아이의 손톱을 깎았다. 한 손가락 당 6초, 열 손가락 다해 1분이면 되는데… 단 1초도 잡혀주지 않으려는 아이와 신경전을 벌이다가 어쩔 수 없이, 올림픽 영상을 틀어줬다. 아이의 현란한 손놀림은 금메달감이라 생각하며 어찌어찌 마무리를 지었다. 아이 옷과 내 옷에 걸린 손톱 잔해들을 털어내고 바닥을 훔치려다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렇게 눈물이 뿜어져 나왔다. 광대를 있는 힘껏 끌어올리고 엉엉 소리를 내며 울었다. 아이가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아이 앞에서 이렇게 무너지듯 우는 모습을 보이다니 미안해서, 부끄러워서 더 눈물이 난다.
그때였다.
아이가 옆에 있던 가제수건을 들어 올려 내 왼쪽 눈을 꾹꾹 누른다.
순간 눈물도 나도 일시정지.
이토록 따듯한 위로라니. 이토록 놀라운 위로라니.
아이를 꼬옥 안았다.
고마워서, 사랑스러워서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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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거기에 네 콧물이 쭉 늘어져 있는 건…
모르는 거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