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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콤한복이 May 07. 2023

5월 8일 비밀작전


너는 뭐라고 쓸 거야? 언니가 써줄게.
엄.마. 사.랑.해.요.
아빠는? 아빠도 써야지.
아 빠.사.랑.해.요.
그거 말고 뭐 다른 건 없어?
뭘 써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난.
보통 이런 걸 적어.
'엄마아빠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든가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라든가.
엄.마.태.어.나.서.고.마.워.
엄.마.계.속.내.엄.마.해.
쉿! 조용히 말해. 엄마 들으면 안 돼.
엄마? 들은 거 아니지? 엄마?
..............(모른 척 안 들리는 척)
휴. 다행이다. 안 들리나 봐. 일단 카네이션부터 그리자.
언니가 그려줄 테니 네가 색칠해.
'칸에셩'가 뭐야?
아까 엄마아빠가 할머니한테 준 꽃 있지? 그거야.
어버이날에 엄마아빠한테 우리가 줘야 되는 거야. 그래서 오빠도 아까 꽃 사 온 거야. 근데 엄청 비싸. 너는 돈 없으니까 그려서 주면 돼.
꼭 줘야 되는 거라면서 왜 언니는 안 줘?
오빠도 꽃사고 나도 그리는데?
언니는 학교에서 벌써 만들었어. 내일 들고 올 거야.
그리고 조용히 좀 말해. 이건 내일까지 비밀이니깐.



딸기잼을 끓인다고 주방에 서있는데 거실에서 시끌시끌하다. 엄마도 안 듣고 싶은데, 내일까지 모른척하고 싶은데, 솔직히 너네 목소리 너무 큰 거 알아?

그래도 내일이 너무 기다려진다.

궁금하지만 조금만 더 참고 감동받을 준비하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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