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속 시간이라는 승수

투자론적으론 원숭이가 맞다.

조삼모사(朝三暮四)는 전통적으로 겉으로는 합리적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어리석은 속임수를 나타내는 고사성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 수익의 관점에서 이 이야기를 재해석해보면, 조삼모사의 원숭이들이 실제로는 매우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흥미로운 시각이 나타납니다.

조삼모사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이 원숭이들에게 아침에는 도토리 세 개, 저녁에는 네 개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원숭이들은 아침에 적게 받는다는 이유로 불만을 가졌습니다. 주인은 조건을 바꿔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고 했고, 원숭이들은 기뻐했습니다. 도토리의 총량은 같았지만, 원숭이들은 아침과 저녁의 도토리 개수에만 집중하여 더 많이 받는다고 착각했습니다.

: 투자론적으론 원숭이가 맞다.

이 이야기를 투자 수익의 관점에서 보면, 원숭이들의 행동이 어리석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결정은 투자론적으로 매우 타당합니다.

: 시간이라는 승수

시간 가치를 고려한 수익 극대화를 원숭이들은 알았던 것일까요. 투자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시간은 돈이다'라는 것입니다. 동일한 수익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는 원숭이들이 아침에 더 많은 도토리를 받으려 한 것은 시간 가치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더 많은 도토리를 받으면 이를 통해 추가적인 이득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입니다. 미리 확보한 도토리는 시간의 승수와 만나기 때문에 투자된 도토리 의 개수에 따라 결과는 큰 차이를 낳습니다. 투자기간을 10년이라 가정 했을 때 , 도토리 네 개로 시작한 원숭이와, 세 개로 시작한 원숭이의 투자 성적은 세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10년 * 도토리3(자산) = 30개 < 10년 * 도토리4(자산) = 40개

: 시간 vs 가격

원숭이는 시간이 자산에 승수로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초기 자산을 최대한 확보하려 한 것입니다. 시간이 왜 자산에 승수로 적용될까요? 원인은 시간에 따라 증가하는 인플레이션에 있습니다. 자산의 가치는 10년이 지나도 전혀 변하지 않습니다. 대신 가격은 인플레이션 만큼 올라갑니다. 10년전의 자장면값이 3900원이었던 것처럼 자산은 인플레이션 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유지합니다. 물론 인플레이션과 동기화 되는 도토리여야만 합니다. 소비재 (자동차, 사치제, 식료품,전자제품등)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리려 가격이 0으로 수렴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가치를 유지하는 부동산,금,금융상품,회사,생산도구 는 인플레이션에 따라 가격을 높여갈 수 있습니다.  

: 투자를 위한 시드머니

아침에 도토리를 많이 확보했을때의 유리한 점은 또 있습니다. 조삼모사라는 말에서 도토리 세 개로도 원숭이가 한끼를 버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인과 힘든 싸움 끝에 아침에 네 개를 받는다면 나머지 도토리 1개로 투자가 가능합니다. 여분으로 투자한 도토리는 저녁이 올 때 까지 추가 수익을 가져 올 수 있습니다. 저녁때 원숭이가 소유하게 되는 도토리는 원래 받아야 하는 도토리 3개와 투자한 도토리1, 수익으로 가져온 도토리 까지 적어도 4개 이상을 소유 하게 됩니다.

원숭이 주인이 제시한 데로 아침에 도토리 3개만을 받는다면 투자는 불가능 하고, 저녁이 되어 4개를 받더라도 도토리 총량은 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원숭이는 매우 영리한 결정을 했다고 봅니다.

: 승수로 작용하는 시간과 자산

투자를 위한 요소 중 시간과 자산은 승수로 작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시작을 앞당겨 투자기간을 늘리는 거나, 투자 자산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유리합니다. 만일 초기 투자규모가 크다면 비교적 짧은 시간에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20대 직장인에게 아직 도토리는 만족할 만큼 크지 않을 것입니다. 시드머니가 1억 미만이라면 투자보다는 우선 현금을 열심히 모으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너무 적은 금액으로 투자를 시작한다면, 시간이 지나더라도 수익이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승수가 1 이기 때문에 아무리 큰 수를 곱해도 결과는 같습니다.

: 20대 직장인만 가진 특권

대신 20대 직장인에게 유리한 승수가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 많은 시간입니다. 대부분 나이먹고 시작하는 부동산 투자는 조급합니다. 50대 투자자에게 남은 시간은 겨우 10년 에서 20년 입니다. 이들은 투자를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없습니다. 일찍 투자에 발 디딘  20대는 부동산 시장 사이클을 적어도 여섯번 이상은 경험 할 수 있습니다. 시드머니를 모으는 동안에도 자본주의와 시장을 공부하고 틈틈이 부동산 임장도 다니면서 투자 최적의 시간을 여유있게 준비 할 수 있는 나이가 20대 입니다. 투자금액은 작더라도, 시간을 무기로 장기적인 투자 설계를 짤 수 있는 MZ세대는 이미 전국의 재개발 지역을 샅샅히 뒤지고 있습니다. 당장에 필요한 돈은 크지 않은 대신 7년에서 8년이상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재개발 투자는 20대 직장인에게 가장 적합한 투자처로 보입니다. 20대 직장인은 전문 투자자처럼 입지 좋은 신축아파트에 투자가 버겁지만, 신축아파트가 될 오래된 빌라에 투자 해서 긴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이들에겐 남아 돌기 때문입니다.

투자에 가장 중요한 시간과 물건의 비중을 자신에 맞게 설계 할 수 있을 때 당신은 진정한 투자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