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크리스마스.
아이들 할머니는 김장하러 시골 가시고
아이들 아빠는 오늘도 새벽 출근입니다.
홀로 남은 엄마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아이들의 크리스마스를 준비합니다.
넓은 거실을 죄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미지는 못하겠어요. ㅎㅎㅎ 아이들의 작은 텐트만 소소하게 꾸며줍니다.
할머니, 아빠, 엄마가
각자 아이들에게 보내는 선물입니다.
사실은 엄마 혼자 다 고르고 포장했어요. ㅋ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걸어놓은 크리스마스 양말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달한 간식을 넣어 준비해 두었구요~
둘째가 어린이집에서 만들어 온 공룡들도 일렬로 세워 놓았습니다. 허전한 거실을 채우기 위한 엄마의 꼼수 ㅋㅋㅋ
엄마의 크리스마스 세팅을 보고
"꺄아~" 하던 것도 잠시,
"엄마, 근데 나 카드는? 카드는 어디 있어?"
하는 첫째.
"엄마가 너무 바빠서 카드를 못 썼어.
엄마랑 같이 카드 쓸까?
엄마는 솔이에게 쓸테니, 솔이는 엄마에게 써줘."
"그래~ 좋아!"
잠에서 깨자마자 엄마에게 카드를 쓰는 첫째입니다. ㅎㅎㅎ
둘째도 깨어나자 드디어 선물을 개봉해보는 아이들. 아이들의 환호성에 엄마의 기분도 날아갈 것 같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보내 준 케익만들기 키트로 각자의 크리스마스 케익을 만드는 아이들. 아이들 숙제인데 제가 다 한 것 같은 이 힘겨움은 뭘까요? ㅎㅎㅎ ㅠㅠ
어느덧 자라서 이렇게 카드까지 직접 써주는 아이. 갓 태어나 빽빽 울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언제 이렇게 커버렸을까요?
크리스마스에도 새벽 출근을 해서 저녁에 돌아온 아빠에게, 아이는 이런 카드를 썼습니다.
"아빠! 마니 힘들죠?
걱정하지 마세요 ♥"
아이의 카드를 보고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당일까지, 남편은 직장일로 너무 바쁘고, 이 모든 것을 엄마인 저 혼자 해내야 하는 것이 외롭고 서글펐어요.
괜한 심술에 틱틱 댄 엄마와 달리
아이는 그저 고생한 아빠 걱정 뿐이네요.
아빠가 힘든 건 어떻게 알았을까요?
아빠가 걱정이 많은 건 또 어떻게 알았을까요?
카드의 그림 속 발은 누구의 발 일까요?
아빠가 꽃달린 구두를 신고
누구보다 가벼운 걸음을 걷길 바란 걸까요?
아니면, 산타의 발이 몰래 찾아와
아빠에게도 깜짝 선물을 주길 바란 걸까요?
작년에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했어요.
저에게는 태어나서 처음 갖는 트리였지요.
저와 남편이 준비한 트리지만
사실은 아이들이 저희에게 선물한 트리에요.
아이들이 없었다면 우리도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크리스마스에는 덜 바빴으면 좋겠어요.
크리스마스에는 가족들이 다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소원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산타 할아버지, 저의 소원을 꼭 들어주세요.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