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1. 횡단보도에서도, 골목길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은 바닥이 아니라 손바닥 안에 갇혀 있다.
2. 급한 일은 아니다.
멈추는 순간, 고요가 몰려올까 두렵다.
3. 핸드폰을 보는 건 시간을 채우는 게 아니라, 허전을 가리는 일이다.
허기를 가리듯 몰려드는 마음을 외면한다.
4. 그래서 우리는 걷고 있지만, 어디에도 닿지 못한다.
눈은 켜져 있지만, 마음은 꺼져 있다.
도시의 불빛이 아니라 자기 마음이 먼저 눈에 들어올 테니.
걷는 동안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건, 고요 속에서 불쑥 밀려드는 공허와 불안을 피하려는 ‘정서적 회피(느끼기 힘든 감정을 외면하고 피하려는 마음)’일 수 있다.
‘정서적 회피’는 상처를 가려주지만, 마음이 자라날 기회를 빼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