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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Da Jul 08. 2021

[기프고 슬쁘다] "괜찮아! 괜찮다고 말해줄게"

나의 소중한 감정 이야기-12

상처


내 친구는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많다.

상처가 길어지면 상처에 대한 스스로의 해석도 달라진다. 

처음에는 억울하다가 나중에는 자책한다. 

"그래 내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거야"


학대


내가 문제니까 나를 다그쳐야 한다. 

스스로를 다그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혼자'라는 감옥에 가두는 것이다.

스스로 외롭게 지낸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다. 

그렇게 사람을 피하고 도망간다. 

사람들이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대답할 말이 하나밖에 없다.

"원래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해요"


우울


늘 혼자 있다 보면 우울하다. 

처음엔 외롭다가 나중엔 우울해지고 그다음엔 슬퍼진다. 

그다음엔 또 어떻게 될까? 무감각해진다. 

그렇게 스스로 동굴 속에서 오래 살게 된다. 

남들은 동굴에서 나오라고 해도 이젠 동굴이 좋다. 

왜 좋냐고 물어보면 대단할 말이 하나밖에 없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편해"


불안


내가 그 친구를 만났다. 

왜 동굴에서 지내는지, 왜 외롭게 지내는지 물었다. 

"내가 문제가 있어서 그래"

"나는 원래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해"

"이제는 익숙해져서 편해"

그러지 말고 이제는 더 행복해지자고 했다. 

사람들을 만나서 교제를 나눠보라고 했다. 

친구는 여전히 불안해하며 말했다.

"내가 문제라서 또 상처 받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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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제 괜찮아"

"뭐가 괜찮은데? 난 그대로야"

"아니 괜찮아"

"뭐가 괜찮다는 건데?"

"그냥 괜찮아"


괜찮다고 말해줄게


"내가 보기엔 너 괜찮아"

"내가 괜찮다고?"

"그래. 근데 네가 괜찮아졌는지 모르는구나"

"내가 괜찮아졌다고?"

"그래 내가 보기엔 넌 괜찮아졌어"

"정말? 근데 안 괜찮으면 어떡해?"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줄게"

....


괜찮으면 되는 거야


"네가 안 괜찮아도 난 괜찮다고 말해줄게"

"..."

"나랑 있으면 이제 넌 괜찮은 사람인 거야"

"..."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돼"

"..."



친구가 미소를 짓는다. 

헛웃음이 아니다. 진짜 미소다. 

그리고 말했다. 

"그래 괜찮다고 말해줘"

"응"


"나의 일상은 기쁨 하나에 슬픔 하나 넣은 커피 한잔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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