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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Da Dec 14. 2021

[기프고 슬쁘다] "사랑이란 무례하지 않는 것이다"

소중한 나의 감정 이야기 - 19

부부란?


신혼 때는 서로 해 달라는 게 많다

그래서 왜 이거 안 해 주냐 저거 안 해 주냐고 싸운다


그냥 내가 원하는 대로 해 주면 좋겠다

그렇게 서로에게 무례해진다


나이가 들면 서로 하지 말라는 게 많다

그래서 왜 이거 하냐 저거 하냐고 싸운다


그냥 내가 싫어하는 것만 안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서로를 무시하게 된다


무례하다가 무시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살게 된다

자녀란?


어릴 때는 무엇이든 잘했으면 하는 게 많다

그래서 왜 이만큼 밖에 못하냐고 야단친다


그냥 1등은 못해도 2등은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자녀에게 무례해진다


나이가 들면 무엇이든 평탄했으면 하는 게 많다

그래서 왜 힘든데 무리하냐고 야단친다


그냥 부자는 못돼도 남들 사는 만큼만 살면 좋겠다

그렇게 살지 못하면 서로를 무시하게 된다


그런데 살아보니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알게 된다


부부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게 해주는 대상이 아니었다

감정이 식어도 기대가 사라져도 늘 사랑할 때처럼 노력해 주어야 한다


그런 사랑을 위한 노력은 어디에서도 못 받는다

그래서 이 사람밖에 없구나 생각하며 산다


자녀는?


내가 원하는 것을 대신 이루어주는 대상이 아니다

1등을 못해도 자신의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 누구도 자신의 인생을 살도록 돕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 밖에 없구나 생각하며 산다


그렇게 서로 나이가 들면 좋겠다


우리 집에 강아지 '크림이'가 있다

매일 밥주고 산책 시키고 놀아주고 양치도 시켜준다

정기적으로 목욕도 시켜주고 털도 깍아주고 이것 저것 사준다


아내가 늘 이 말을 달고 산다

"애 키우는거랑 같은데...."

"그런데 애들은 시간이 지나면 크지만 얘는 평생 애기야"


가족도 자녀도 평생 관계가 자라지 않는다면 어떨까?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도 서로에게 무례하다면?


무리한 사랑은 무례하게 된다

무심한 사랑은 무시하게 된다


자라가는 사랑은 성숙하게 된다

그냥 모두가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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