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님 팬츠를 깔끔하고 젠틀하게 입고 싶다면.
데님 팬츠만큼 친숙한 아이템은 없을 겁니다. 편하고 어디에나 잘 어울리고 특별한 디자인이 들어가지 않는 이상 유행을 타지 않습니다.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고급과 저가가 크게 눈에 띄지 않기에 부담없이 입기 좋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데님 팬츠로 멋진 스타일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깔끔하게 입은 데님 팬츠에 여유로운 셔츠, 그리고 앞코가 둥근 스웨이드 로퍼를 신은 스타일 말입니다. 유럽이나 미국 영화에서 날씨가 따뜻한 날 남자 주인공이 잘 입는 멋진 스타일입니다. 혹은 쭉 떨어지는 데님 팬츠에 몸에 잘 맞는 블레이저, 그리고 날렵한 구두를 신은 모습은 파티가 있는 밤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입니다.
이번 컬럼을 통해 깔끔하고 멋진 그리고 젠틀한 데님 팬츠와 그와 수반된 스타일을 원하는 분들에게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 핏은 무리하지 않되 긴장을 놓지 않는다.
울 트라우저나 코튼 팬츠보다 데님 팬츠는 핏을 잡는데 어려움이 덜합니다. 두께가 있는 편이다 보니 디자이너가 의도한 대로 대부분 핏이 잡히게 됩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데님 팬츠를 구입할 때는 꼭 입어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브랜드가 있다면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구매해도 무방하지만 새로운 핏을 도전할 때는 꼭 입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최근 트렌드한 데님 팬츠 핏은 밑단까지 스트레이트로 내려오는 살짝 와이드한 형태이지만 제가 추천하는 것은 테이퍼드 핏입니다. 허벅지 부분은 살짝 여유가 있으면서 밑단으로 내려올수록 통이 좁아져 딱 떨어지는 형태입니다. 이 형태의 핏은 어떤 체형을 가진 사람이라도 어렵지 않게 어울리며 블레이저 같은 격식있는 아우터에도 잘 어울립니다. 또한 로퍼나 운동화 가리지 않고 잘 어울려 캐주얼, 포멀 어디에도 착장이 가능합니다.
다만 여유가 있는 핏이라도 체형의 실루엣이 보이게끔 입어야 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를 선택해 적당한 긴장감을 몸에 주어야 합니다. 너무 풀어지는 데님이 아닌 잘 잡힌 데님 스타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 기장은 복숭아 뼈 위치까지만.
어떤 원단의 팬츠에서도 동일하게 언급드리지만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기장은 신발에 달려 있습니다. 운동화를 즐겨 신는다면 복숭아 뼈보다 살짝 위로 기장을 잡아야 하고, 구두를 즐겨 신는다면 그보다는 길게 내려 구두를 살짝 덮는 길이가 좋겠습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데님 팬츠는 테이퍼드 핏으로 기장은 신발 관계없이 복숭아 뼈 위가 가장 좋은 길이입니다. 로퍼를 신든 운동화를 신든 데님 팬츠는 그 정도의 위치가 깔끔한 멋을 만들어줍니다. 특히 로퍼에 깔끔하게 관리된 발목이 드러나는 순간은 남성의 캐주얼한 멋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부분입니다.
- 컬러는 원하는 스타일에 따라, 블랙/생지/연청/오프화이트
어떤 스타일을 원하느냐에 따라 컬러는 선택하면 됩니다. 시크한 매력을 원한다면 블랙이나 생지 컬러 데님 팬츠가 적격입니다. 컷팅되거나 디스트로이드 효과(옷에 스크래치를 내어 빈티지한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가 없는 깔끔한 블랙, 생지 데님 팬츠는 그 자체만으로도 무겁지만 시크한 매력을 갖게 해줍니다. 특히 블랙 데님 팬츠에 긴 라스트를 가진 첼시 부츠와 함께 입으면 그 매력이 더욱 배가 됩니다.
연청 컬러 데님 팬츠는 캐주얼한 스타일을 가지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살짝 여유있는 포플린 소재 셔츠에 연청 데님 컬러 그리고 베이지 스웨이드 로퍼를 매치하면 여유로우면서 멋을 즐길 줄 아는 남자가 됩니다. 무엇보다 연청 데님 컬러가 가진 밝고 빈티지한 컬러 느낌은 5-6월의 밝은 날씨와 가장 잘 어울리는 룩을 만들어주는데 한 몫 합니다. 혹은 블레이저와 셔츠 그리고 타이까지 조합을 이루면 캐주얼과 포멀한 그 사이의 오묘한 매력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프 화이트 컬러 데님 팬츠는 이탈리아 남성을 연상케 합니다. 오프 화이트 데님 팬츠에 네이비 블레이저 그리고 옅은 옐로우 셔츠를 매칭한 그야말로 아주 스타일리쉬한 남성 말입니다. 화이트 팬츠는 남성이 입는 옷 중 턱시도 다음으로 가장 멋지고 과감한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시도가 어렵지 한번 경험하면 화이트 팬츠, 특히 데님팬츠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겁니다. 오프 화이트 컬러는 화이트 팬츠보다 비비드하고 강한 화이트 느낌이 덜하기에 시도하기에 부담이 덜합니다. 아이보리보다 밝기에 살짝 더워보이는 느낌도 덜합니다.
오프화이트를 선택했다면 밝은 연청 데님 셔츠도 잘 어울립니다. 데님과 데님의 조합은 쉽지 않지만 컬러의 차이가 더 멋진 조합을 만들어냅니다. 혹은 네이비나 블루 톤의 얇은 니트를 입는 것도 멋진 착장이 됩니다. 즉 팬츠가 밝기에 상의를 네이비나 블루 톤을 맞춰주는 게 멋진 조합을 만들어줍니다. 블레이저는 역시 네이비를 매칭하여 적당히 포멀한 매력도 가질 수 있도록 스타일링 해주는 것을 추천합니다.
- 꾸준한 관리가 오래입는 데님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데님을 관리하는 법입니다. 코튼이나 울로 만든 팬츠에 비해 데님은 관리가 편하긴 합니다만, 하루 입고 그저 옷장 속에 넣어두었다가 꺼내 다시 입는다면 형태나 냄새가 나빠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데님 팬츠도 어느 정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먼저 오늘 입었다면 섬유 탈취제를 뿌려 오염된 냄새를 제거합니다. 옷 밑단을 옷걸이 집게에 걸어 꺼꾸로 걸어줍니다. 형태감을 잃지 않도록 해주는 형태입니다. 그 이후에는 냉동실에 넣어 옷에 밴 냄새를 확실하게 없애줍니다. 데님 팬츠를 돌돌 말아 냉동실에 넣어두면 데님 팬츠의 생명을 길게 해줍니다. 다른 원단과는 다른 관리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님 팬츠도 깔끔하고 멀끔한 스타일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른 팬츠보다 원하는 실루엣을 가지기 쉬우면서 어떤 스타일에도 잘 어울리는 이 전천후 아이템을 제대로 즐겨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