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날 이후, 코칭과 멘토링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코칭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쉽게 말해, 함께 고락을 겪는 동고동락과 같은 것이다. 사실 그전에도 코칭과 멘토링은 해왔다. 다만, 그때는 막연히 멘토링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 코칭을 병행했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코칭과 멘토링을 결합하고 방법론을 더하는 것이 성장의 원동력임을 깨달았다.
여기서 멘토링은 Top-Down 방식, 코칭은 Bottom-Up 방식과 유사하다. 강의나 강연은 Top-Down 방식이다. 이는 수동적인 1:N 방식과 같다. 우리가 수업을 들으면서도 집중하기 어려운 이유는 수동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기 기억에 머물러 쉽게 잊히고 만다.
반면, 공동 프로젝트, 체험 학습, 단체 운동 등은 Bottom-Up 방식이다. 이는 능동적인 1:1 혹은 N:N 방식과 같다. 참여자가 직접 관찰하고 느끼며 생각해야만 미션을 달성할 수 있기에, 오감을 통한 체험이 장기 기억으로 이어져 복리처럼 쌓이게 된다.
언뜻 보면, 이 둘의 차이가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수업 들은 내용을 잊어버리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나 역시 그렇게 살아왔고, 그것이 진리인 양 믿어 왔다. 또한, 야단맞고 외우면 그만이었으니까. 그렇게 1년, 5년, 1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15년이 지난 지금은 과거의 기억이 남아 있을까? 기억 정산 해보면 아무것도 없다. 오직 특별한 경험만이 생생히 떠오를 뿐이다.
이제야 다양한 책을 읽으며 사유의 지평을 넓혀 보니, 이 둘의 큰 차이를 깨닫게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 방식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는 단기 기억과 싸워야 한다!
즉, 장기 기억 요소를 찾아 습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왜 장기 기억에 집중해야 할까? 잠시 생각해 보자. 은행 이자에는 단리와 복리가 있다. 저축 금액이 적으면 이 둘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가령, 1원과 2원의 이자 차이는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목돈을 예로 들면, 이자의 차이는 해마다 크게 벌어진다. 예를 들어, 1,000만 원과 2,000만 원은 분명 다르지 않은가? 그것도 매년 격차가 벌어진다고 상상해 보라. 이를 우리는 복리의 마법이라 부르는데, 워런 버핏이 주식시장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복리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복리는 주식이나 금융에만 국한될까? 그렇지 않다. 앞서 말한 대로 사회 전반에 걸쳐 활용되고 응용된다. 달리 말해, 단기 기억은 단리, 장기 기억은 복리와 같다고 볼 수 있다.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면,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놀면서도 시험은 잘 보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가? 나는 그들처럼 놀지도, 잠도 줄여가며 공부했건만 번번이 뒤처지곤 했다. (나는 만화책도 책이라 여겨,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꼴찌였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때 기초 체력의 힘, 복리의 힘을 알았더라면 인생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해답은 장기 기억에 있다. 이를 축적하여 복리처럼 불려 나가는 전략 말이다! 그렇기에 체험 학습과 같이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 질문, 협동, 리더십을 기르는 것이 핵심이다. 이 중심에는 스타트업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문제 해결 능력, 협동심, 리더십, 질문력, 소통 능력, 위기 대처 능력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실전의 장이다.
하지만 우리는 Top-Down 방식과 Bottom-Up 방식이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Top-Down 방식, 즉 멘토링을 통한 간접 경험과 노하우의 전수는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영역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데 필수다. 반면 Bottom-Up 방식, 즉 코칭을 통한 직접 경험과 깨달음의 확장은 Top-Down 방식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내재화하고, 이를 실전에 적용하며 성장하는 과정이다. 또한 이렇게 축적된 경험과 지식은 다시 Top-Down 방식에 반영되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멘토링을 가능케 한다.
결국, 스타트업에서의 성장과 발전은 두 방식의 적절한 조합과 균형에서 비롯된다. 멘토링과 코칭, Top-Down과 Bottom-Up이 선순환을 이루며 시너지를 발휘할 때, 비로소 스타트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의 동력을 얻는다.
[다음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