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비 창업가들을 위한 지침서를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전문 서적 집필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8개월의 여정 끝에 초고를 완성했고, 이 과정에서 얻은 역량은 무수히 많았다. 처음에는 큰 장벽처럼 느껴졌지만, 그것을 넘어서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시야가 넓어졌고, 더 논리적으로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더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선물이었다.
나는 공수래공수거라는 말을 좋아한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작든 크든, 그 뜻을 이루려면 어느 정도 배경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내가 코칭하는 팀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책 출간 방식을 고민하다 나는 독립 출판, 그중에서도 POD 출판을 선택했다. 이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퍼스널 브랜딩에도 도움이 될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을 혼자 해야 하는 만큼 스트레스는 높았지만, 그만큼 능력과 역량도 크게 성장했다.
처음 쓰는 책인 만큼, 나는 냉철하게 내 입장과 수준을 매우 낮게 측정했다. 전문성은 있어도 필력과 에디팅 능력이 전무해서다. 또한 POD서비스는 유통을 제외한 모든 것을 혼자서 처리해야 한다. 디자인 퀄리티도 구매결정에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는데, 여러 면에서 하향 평준화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자책 가격을 1,000원으로 책정했다.(무료로 측정하지 않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독자를 위함이다. 결과적으로 참여 태도의 문제인데 자세한 사항은 추후 다른 연재에서 다뤄보겠다.) 이는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더 많은 독자에게 다가가고 나 자신을 각성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러한 목적과 의도의 변화는 내 기획과 마케팅 전략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명예'라는 배경 요소를 얻기 위한 노력은 나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그중 하나가 백과사전 등재였다. 결과적으로 위키백과 등재는 실패했다. 그들만의 엄격한 기준과 체계가 너무 견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나무위키에 용어별로 토론을 벌여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처음에는 이런 활동이 무의미해 보였다. 당장의 금전적 이득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형의 자산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는 큰 가치를 지닌 그것과도 같다. (백과사전의 검색 노출 우선순위는 매우 높고, AI도 이를 신뢰할 만한 정보로 간주한다. 브랜딩 관점에서 이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비영리 활동의 숨겨진 가치를 깨달았다. 좋은 의도로 시작한 활동이 때로는 예상치 못한 형태로, 마치 부메랑처럼 돌아와 큰 혜택을 안겨준다는 것을 말이다. 이는 단기적 이익에만 집중하지 않고 장기적이고 폭넓은 시각으로 활동할 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깨달음이다.
시즌1을 마무리하며, 나는 이 책이 예비 창업가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비록 처음 쓴 책이라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깨달음은 앞으로의 내 삶과 작가로서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며,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어 나아가겠다. 앞으로 더 많은 가치 있는 정보와 인사이트를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PS. 나무위키 등록은 책의 저자라면 누구든지 올릴 수 있다. 올리는 방법을 따로 연재하겠다.
부록
책 쓰기를 통해 얻은 지식과 팁
책을 출간하면서 얻은 소소한 정보와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출판 업계 관계자들에게는 당연한 내용이거나 부족할 수 있다. 그러나 나와 같은 입문 저자에게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1. 책은양쪽 정렬이 기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왼쪽 정렬과 달리, 모든 책이 양쪽 정렬을 사용한다.
2. PDF 전자책의 경우, 서체 크기는 최소 11pt 이상이 적당하다. ePUB과 달리 PDF는 크기 조정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3. 전문 서적은 각주 대신 미주를 많이 사용한다. 책을 많이 읽었음에도 미주가 많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이는 서비스를 받는 입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은 이토록 다름을 말해준다.
4. 책의 줄간격은 가독성을 위해 160~180%가 적당하다. 150% 이하는 권장하지 않는다.
5. 일반적으로 책 크기는A5를 많이 사용한다.(하지만 선택은 자유다)
6. 머리말과 꼬리말은 홀수와 짝수 페이지에 따라 위치가 다르다. 이를 고려해 지그재그로 배치하거나, 그것도 복잡하다면 중앙으로 통일하여 두는 것이 편의성면에서 좋다.
7. 제본 설정 시 최소 2mm 이상의 여백을 두어 내용이 가운데로 빨려 들어가는 현상을 최소화하자.
8. 한글 워드에서 각 장별로 다른 머리말, 꼬리말을 설정하려면 '새 머리말 지정'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9. 책 표지를 3D로 표현하고 싶다면 'diybookcovers.com'의 3D mockup 코너를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표지 디자인은 망고보드, 캔바, 미리캔버스 등의 사이트를 활용하면 편리하다.
10. 전자책 유통 플랫폼으로는 E퍼플, 유페이퍼, 이 페이지 등이 있다. 각 플랫폼의 특징을 비교해 본인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11. 전자책을 유통할 때, POD 방식으로 출판한 책은 주로 텍스트로만 된 소개 페이지가 표시된다. 하지만 구매를 유도하려면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상세 페이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전체 이미지로 만든 상세 페이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유통 대행사(E펍, 유페이퍼, 이 페이지)에 요청하면 이런 상세이미지를 올릴 수 있다.
12. 책 표지나 상세페이지 디자인에 자신이 없어도 걱정하지 말자. 망고보드, 캔바, 미리캔버스 같은 도구들이 있어 누구나 쉽게 디자인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질문력과 구성이다. 좋은 아이디어와 구성만 있다면, 이런 도구들을 활용해 충분히 멋진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
13. 책을 쓰는 것과 PR 페이지를 만드는 것은 다른 영역이다. 그래서 작가는 글에만 몰두하지 말고 PR 관점에서 책의 개요를 정리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단순 개요가 아닌, PR관점의 개요를 말한다) 전문(기획) 출판사에 의뢰를 맡긴 경우 이러한 경험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독립 출판이라면 이러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는 앞으로의 작가 활동에 큰 자양분이 된다.
14. 예쁜 책을 만들려면, 결국 인디자인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한다. (한글 워드로는 디테일면에서 한계가 있다.)
15. 글을 쓰다 보면 챕터별로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장의 끝 부분에 큰 공란이 생기면 참 난감하다. 글자를 줄여 공란을 없애기도 하지만, 더 이상 줄일 수 없을 때가 문제다. 이럴 때를 대비해 공백을 메울 내용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게 좋다. (인디자인 같은 프로그램이 이런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16. 초고를 완성한 후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전문(기획) 출판사에 편집을 맡긴 작가는 모를 수 있지만, 독립출판을 해보면 그때부터가 진짜 고생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에디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17. 3~4번의 교정을 봐도 수정할 게 계속 나온다. 나는 POD 출판이라 8번까지 교정을 했다. 30번 이상 읽은 것 같다. 그런데도 출간 후에 다시 보니 또 수정할 곳이 꾀 보이더라. POD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이거다. 한 번 인쇄하면 돌이킬 수 없으니까...
18. 페이지 구분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특히 전문 서적의 경우, 장이나 부를 구분해 주는 게 가독성을 높여준다. 쉼 페이지 없이 장을 이어 쓰면 독자가 어디서 숨을 돌려야 할지 모른다. 게다가 색상으로 구분한 페이지 구분지는 색인 역할도 한다는 걸 알게 됐다.
19. 책의 서체 크기는 일반적으로 10pt를 많이 쓴다.온라인에서는 보통 12~14pt로 설정하지 않는가? 그래서 나도 12pt로 시작했으나, 나중에 10pt가 일반적인 사이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우리가 보는 책의 서체 크기는 대략 10pt이며, 가독성을 고려해 11pt로 설정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