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운동하고 잠을 자라!
나는 독자층을 임의로 설정한 후 전달 항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장르와 독자층이 정해지니 전달 내용이 보다 명확해졌다. 문제는 에세이가 아닌 교과서 같은 전문 서적이라는 점이 나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한동안 고민에 빠졌다. 모니터의 공백을 바라보니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전문 서적을 써야 한다는 의식이 생각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다.
4~5시간째 빈 화면만 응시했다. 앉아서 생각할수록 더욱 미궁에 빠지는 듯했다. 문득 "내가 지금 뭐 하고 있지?"라는 의문이 들어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 근처 대학 운동장을 걸으며 내가 누구인지 원점에서 다시 생각했다.
10바퀴쯤 걸었을까. 책 쓸 결심 전, 나는 사내 지침서를 만들어 예비 창업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게 목표였음을 재확인했다. 작은 지침서와 책을 쓰는 일이 왜 이리 다를까? 책을 쓰기로 마음먹는 순간, 생각의 요소가 많아지고 외부 시선의 의식이 증폭된다. 그러다 이성이 아닌 감정에 통제받게 되어 일시적으로 이성을 잃은 것이리라.
나는 무작정 헬스장으로 향했다. 이곳은 1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이용하는, 내 생각을 정리하는 공간이다. 아마 직원보다 출근율이 높을 것이다. 여기서 나는 오디오북이나 음악을 들으며 두뇌의 재생산을 유도한다. 덤으로 건강까지. 니체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던가. "모든 위대한 사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또한 산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수많은 인물이 이구동성으로 걷기를 외친다.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에서도 걷기가 창의력 증진에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는데, 이는 그들의 말을 한층 뒷받침해 준다.
그렇다면, 운동 다음 무엇이 중요할까? 바로 잠이다. 요즘 들어 인간에 관해 관찰하고 공부하다 보니, 꿈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최근 들어 조금씩 깨닫고 있다. 혹여 PC에서 '조각모음'이라는 기능을 본 적 있는가? 것도 아니면, 알약이나 바이러스 프로그램 중 '파일정리기능' 말이다. 한마디로 꿈이 이런 기능을 한다. 의식이 있을 때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정보를 꿈속에서 재정리 후 기억에 저장한다.
꿈의 또 다른 기질은 무의식 혹은 스쳐간 기억의 잔상을 다른 것과 연결하려 한다는 점이다. 즉, 내가 평소에 걱정하거나 목적의식을 강조했던 사항과 새로이 연결을 시도한다. 어느 날 문득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꿈의 이러한 기질 때문이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책상 앞이 아닌, 다른 장소와 상황에서 떠오르는 경우가 많지 않던가? "엇?", "와~", "대박~"이라는 말을 하면서 말이다.
[다음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