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들기 전, 생각해야 할 것들
여러 글쓰기 지침서들은 작가가 글을 쓰기 전에 장르와 독자 타깃을 정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는 책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사항이다. 그러나 장르와 독자를 설정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다. 또한 작가 자신의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전제되어야만 장르와 독자 설정이 의미 있게 이루어질 수 있다. 여기서는 작가 자신의 메시지와 가치관이 확립되었음을 전제를 바탕으로 나의 생각 과정을 설명하고자 한다.
장르와 독자층을 설정하는 것은 기획에 있어 중요한 과정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독자들이 원하는 바에 맞춰 글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출판사나 멘토는 작가들에게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는 작가의 글쓰기 스타일과 방향성을 개선하여 독자들의 선호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나아가 작가에게 글을 다듬을 기회를 추가로 제공하는 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대중성 있는 상품만이 정답일까?
심리학에서 유명한 솔로몬 애쉬의 동조 실험이 이를 잘 보여준다. 한 학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교수의 잘못된 발언을 정답이라고 주장하면, 마지막 학생 역시 다수의 의견에 동조하여 정답이 아님에도 '정답'이라고 말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 실험을 통해 '대중성 있는 제품만이 정답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대중성은 상향 평준화 혹은 하향 평준화로 편향된다.
대중성은 이중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대중적인 상품이라고 해서 모두 인기 있거나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상향 평준화와 하향 평준화가 공존한다. 만약 내가 상향 평준화 그룹에 속해 있다면, 굳이 수정할 필요 없이 원래의 의도대로 나아가면 된다. 하지만 애쉬 실험의 학생처럼 하향 평준화 그룹에 속해 있다면, 그곳에서 과감히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바는 셀링포인트와 니즈포인트를 잡아가는 일련의 피드백 과정을 단순화한 것이다. 어떤가? 이제 이해가 되었는가? 내가 왜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다고 하는지 말이다.
이제, 문제는 책 프로젝트의 경우다. 스타트업 아이템은 피벗을 통해 수정해 나갈 수 있지만, 책은 한번 작성되고 출판되면 수정하기 어렵다. (이것이 책 시장을 더욱 어렵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상황에서 책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독자 타깃을 최우선으로 설정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의문과 함께 이해충돌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바로 오프라인 책 출간을 초입 단계에서는 지양하는 것이다. 정석대로라면 고객의 직접적인 피드백이 있을 때 오프라인 출간을 해야 한다. 다만 유명인 혹은 예약주문, 출판사 제안의 경우는 예외로 하자. 어쨌든 전략상 오프라인 출간이 불가피하다면 POD(Print On Demand) 서비스를 활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주문 시에만 인쇄하므로 자원낭비와 재고부담이 줄고, 고객 피드백에 따라 수정도 용이하다. (나 역시 개정판부터 정식 출판을 계획 중이다.)
예비창업 단계는 다양한 범주의 고객과 제안 과정을 거치며 내 제품이 어느 영역에서 호응을 얻을지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책 쓰기 또한 다양한 고객군과의 소통을 통해 적합한 영역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둘 다 같은 길을 향해 나아가는 여행자들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