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사람을 빛나게 하는 사람들, 상상플래닛 운영팀
네스트앤드가 진행한 'KT&G 상상플래닛' 공간 위탁 운영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5년 동안 운영하며 경험하고 느낀 인사이트를 기록해요.
<5년간의 상상플래닛 운영 회고록>은 네스트앤드 이동완 대표와 초기 창업 멤버이자 다시 합류하며 인수인계를 진행한 멤버 조아름의 시선으로 글을 작성합니다.
운영팀은 단순히 공간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사람을 연결하고, 관계를 설계하며, 공간을 빛나게 만드는 기획자이자 연결자들이다.
운영팀은 어떤 일을 할까?
공간 투어를 하거나, 운영팀을 소개하면 자주 듣던 질문이었다.
상상플래닛은 창업가를 위한 설계가 담긴 공간으로 연면적 4,000㎡규모의 8개 층 건물로 평균 60개 기업, 250~280명이 상주하고 있다.
넓은 이 공간을 운영하기 위해 처음에는 6명의 멤버로 시작했다. 그리고 5년의 시간이 지나 5명, 4명, 힘들게는 3명으로도 8층 규모의 건물을 운영할 수 있는 팀이 되어 있었다.
Q. 공유오피스를 운영하는 커뮤니티 매니저의 관리 인원은 몇 명일까?
기준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헤드오피스와 함께 지역별 다 지점을 관리하는 곳에서는 여유롭게 입주인원 100명당 1명의 커뮤니티 매니저를 배치하고 있다. (지점의 주요 목표/업무에 따라 입주 인원 50~80명당 1명, 혹은 200명당 1명까지도 볼 수 있다.)
다만, 백오피스 없이 직접 운영이 필요한 작은 공유오피스라면 입주·계약과 더불어 프로그램, 디자인, 마케팅에 대한 역할을 진행해야 한다. 더불어 주요 업무 외 보안, 미화, 시설 관리에 대한 부분은 건물 측 여건에 따라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시설/미화는 전문 업체와 계약해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상상플래닛에서의 운영팀은 공간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 이상으로 사람들을 연결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운영팀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의미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상상플래닛의 운영팀 업무]
1. 운영 총괄 – 전체 공간 운영 기획 및 커뮤니케이션
운영 기획: 운영 매뉴얼 및 이용 가이드 수립, 홈페이지 기획, QA 및 유지 관리 팔로업
사업 개발: 기업 및 기관 협업, B2B 파트너십으로 확장
2. 공간/계약 관리 – 공간 관리 및 투어, 입주, 대관 계약, 청구
투어 진행: 공간 소개 및 상담, 계약서 작성
입주 관리: 입주사의 초기 세팅과 정착을 돕는 역할
시설 관리: 공간의 상태를 점검하고 유지하는 일
3. 커뮤니티 관리 – 내/외부 CS 안내, 이벤트 기획 및 운영
CS 응대: 전화, 메일, 대면 상담을 통한 문제 해결
이벤트 기획: 입주사 간의 교류를 돕는 프로그램 운영
커뮤니티 케어: 입주사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역할
4. 프로그램 기획 – 성장지원, 네트워킹 등 기획 및 실행
입주사들의 요구와 피드백을 반영해 프로그램 설계 · 운영
입주사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
5. 브랜딩/마케팅 – 공간 브랜딩, 콘텐츠 제작, 미디어 노출 관리
공간의 이미지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콘텐츠 기획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홍보하고 아카이빙 하는 작업
6. 이 외에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일
상상플래닛의 운영팀은 단순히 관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공간의 기획부터 운영, 커뮤니티 활성화와 콘텐츠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발로 뛰며 진행해야 했다.
운영팀의 하루는 CS 확인과 공간의 전층을 살피는 라운딩으로 시작되었다. 매일 아침 30분 정도의 시간 동안, 각 층의 전반적인 공간 상태를 체크하고 입주사의 문의들을 되도록 빠르게 안내 하는 것.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연례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이를 보고서와 콘텐츠 형식으로 기록하고, 홍보 마케팅을 고민하는 일도 운영팀의 역할이었다.
복합기가 고장 났다는 문의를 받고,
회의실과 폰부스, 라운지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냉장고를 청소하고 샤워실에 떨어진 용품을 관리하고 …
공간 구석구석을 정리하고 채우는 일도 운영팀의 몫이었다.
라운지에서 진행 중인 행사가 예상보다 길어져 안내하러 가기도,
당일 공간을 둘러보고 싶다는 요청에 안내하고,
홈페이지 오류가 계속 있다는 문의에 해결하러 달려갔다.
어떻게 하면 입주사를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입주사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만들고, 비어있는 공간을 알리기 위해 홍보한다.
어떻게 보면 단순히 해결해야 하는 일들로 보일 수 있지만, 작은일이 쌓여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어 갔다.
공간을 활성화하고, 사람들을 연결하며, 협업의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운영팀의 중요한 일이었다. 위탁 운영 사업인 만큼 대내외의 많은 이해 관계자가 있었고 그 안에서 해내야 하는 각각의 성과와 역할이 있었다.
[공간 운영 계획 플로우]
초창기 공간 운영을 세팅하며 진행했던 프로세스
#1 지역 현황 분석 및 시장조사
#2 우리 공간/서비스의 가치적, 공간적 SWOT 분석
#3 브랜드의 핵심 고객 리스트업 - 페인포인트 분석 및 영업 · 제휴 제안
#4 공간 사용자 경험 설계
- 건축 의도에 따라 공간의 성격을 명확하게 만들어 조닝
- 공간 성격(Public Space - Private Space - Semi Public Space)을 정책에 반영
* 우리의 가설과 실제 사용자의 행동을 비교하며 어떤 차이가 있는지 계속 팔로업 하는 노력이 필요
* 크고 작은 비품과 가구의 위치, 안내문과 사이니지를 업데이트하는 실험이 필요
#5. 상세 계획 : 운영 정책 및 가이드(이용안내, CS) / 세부 프로그램 기획 / 콘텐츠 · 마케팅 플랜
그리고 5년간 운영 → 피드백 → 기획 → 운영 → 피드백의 반복이었다.
운영팀의 일은 계획을 실행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상황들을 해결하는 일이 포함되어 있었다. 매뉴얼로 해결되지 않는 예외적인 상황들은 끊임없이 발생했고, 우리는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했다.
2020년, 오픈을 위한 초기 운영 방식은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었다. 서로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구체적으로 역할을 나누었고, 각자 독립적으로 업무를 진행했다. 하지만 1년, 2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방식은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협업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각자가 내 업무와 타인의 업무를 분리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정보의 단절과 병목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6명이서 하나의 공간을 운영하는 작은 팀 조직에서 ‘명확한 업무’로 나누어진 각자의 역할은
‘내가 왜 이 업무를 알아야 해?’라는 방향의 [사일로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우리의 본질 업무는 ‘공간 운영’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과 마케팅이 진행되어야 하는 일이었지만, 서로의 관점이 달랐다.
공간 운영에서는 반복적인 문의들은 매뉴얼로 만들어 놓더라도 매번 새로운 유형의 문의, 이슈가 발생되고는 했다. 그때마다 방법을 찾기보다 “어떻게 할까요?”라는 담당자를 향한 질문으로 또는 ‘단순한 전달’로만 끝나며 특정한 멤버에게 많은 일이 과중되는 [병목현상]이 일어났다.
매일 해야 하는 루틴 업무는 '전문성이 없는 일'로 치부되어 소홀하게 되기도 했고
명확한 담당이 없지만 필요한 일들은 [그레이존]을 넘어 블랙홀처럼 구멍이 생겨갔다.
공간 운영은 실제로 운영하며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고 계속해서 변화를 만들어 가야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영팀은 업무의 경계를 허물고, 더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운영의 방식은 서로 ‘도와주는 일’이 아닌 ‘함께하는 일’로 만들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
공간의 규모는 커지고, 입주사와 함께 이용 문의가 늘어나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운영팀의 역할과 협업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변화하는 과정을 가지게 되었다.
1. 조직문화 워크숍 진행
운영팀은 각자 다른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멤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역할을 나누어 전문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했지만, 동시에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조화롭게 협력하는 것도 필요했다.
팀원 개개인의 기질과 성향을 파악하고, 서로의 강점을 이해하기 위해 워크숍을 열었다.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업무 스타일을 공유하며, 팀의 방향성을 함께 설정했다.
특히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줄이고, 더 나은 협업 방식을 찾기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2. 정기 업무와 비정기 업무의 구분 및 역할 배분
운영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하나는 반복되는 정기 업무(루틴 업무), 다른 하나는 예측하기 어려운 비정기 업무(CS 업무)였다.
운영팀은 두 가지 업무를 구분하고, 정/부 담당 제도를 도입하여 역할을 교차하며 책임감을 분배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모든 멤버가 운영의 전체 흐름을 이해하고,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예측하기 어려운 CS 업무도 책임을 나누어 처리할 수 있어, 병목 현상이 줄어들었다.
3. 신규 멤버 채용 방식 개선
상상플래닛은 단순한 사무 공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공간이다. 하지만, 실제로 진행하게 되는 일이 너무나 작은 일로 여겨져 '전문성'에 대한 고민을 안게 했다. 그렇기에 신규 멤버 채용 시, 단순히 역할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실제 운영 환경을 투어 하며 업무의 실체를 보여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채용 과정에서 업무 환경을 보여주며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자 했다.
업무의 구체적인 모습과 위탁 운영의 복합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지원자가 더 명확하게 자신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4. 자율성과 책임의 재정의
운영팀은 단순히 업무를 나누어 맡는 것을 넘어, 자율성과 책임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각 업무의 자율성과 책임을 다시 정의하고, 멤버들이 원하는 성장 방향을 반영하여 역할을 재설계했다.
단순히 업무를 분리하기보다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로 변화시켰다.
업무를 ‘나의 일’로 한정 짓지 않고, ‘우리의 일’로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시에는 '우리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일까?'라는 생각에 현재의 상황을 그저 고쳐나가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다시 되돌아와 생각해 보니 당시 우리의 방식이 잘못되었기보다, 단지 그때의 방식이 그 시기에 적합했을 뿐 운영의 상황이 변화하면서 새로운 접근과 역량이 필요했던 것이라 생각을 갖게 되었다.
초창기에는 개별의 전문성을 높여 속도를 내야 했기에, 역할을 나누고 집중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운영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운영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아야 했다.
상상플래닛은 하나의 공간이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가 공존한다. 각자가 맡은 업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방식이 필요했다.
결국, 운영의 방식은 ‘나의 일’을 넘어 ‘우리의 일’로 확장되어야 했다. 유연하게 협업하고, 서로의 업무를 이해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겪어나가야 했다.
그리고 함께 노력해 왔던 시간 동안 업무 상으로는 꽤나 변화된 우리였지만, 여전히 같은 문제들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한 명 두 명 운영팀을 떠나 각자의 길을 향해 가고 새로운 멤버들로 그 공간을 채워나갔다.
나 또한 새로운 멤버를 두 차례 채용하고, 3주년 행사를 마무리하며 지금 보다 더 나아가는 네스트앤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상상플래닛 운영팀'을 그만두게 되었다.
4년 동안 당연했던 관성처럼, 혼자 늦은 시간까지 남아 그레이존을 끌어안는 내가 있기에 문제가 반복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 그동안의 시간을 정리하게 되었다. 경력 기술을 위한 한 줄의 수치로는 바라 볼 수 있었지만, 힘들 었던 시간을 다시 회고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우리의 일을 '회고록'으로 남겨야겠다 다짐하게 된 것은 애증의 공간이었던 이곳에 돌아와, 공백의 시간을 살펴보고 마지막 멤버들을 경험하고, 인수인계를 진행하면서였다.
5년이 흐르고 나서야, 우리가 '상상플래닛 운영팀'의 이상향으로 삼았던 모습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쉽게도 위탁 운영을 종료하게 되며 우리가 했던 일이 '의미 있게 남길 바라는 것'과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끄러움을 이겨내며 글을 공유하게 되었다.
그동안의 멤버들의 시간을 살펴보며, 어떤 일이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각자의 성향과 강점이 다르지만, 그 다름으로 공간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어떤 사람은 묵묵히 어려운 일들을 해결해 나갔고,
어떤 사람은 따뜻한 대화를 통해 입주사와의 관계를 쌓았고,
어떤 사람은 콘텐츠로 상상플래닛의 이야기와 문화를 기록하며 전달했다.
어떤 사람은 트렌드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사람들을 연결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냈다.
어떤 사람은 공간의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기며 사용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부분의 운영팀 멤버들은 사람을 생각하는 다정함을 가지고 있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운영팀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해 나갔다.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며 관계를 쌓았고, 각자가 만들어낸 빛들이 모여 상상플래닛이라는 커뮤니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나갔다.
운영팀은 그저 일을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공간을 빛나게 하는 ‘기획자’이자 ‘연결자’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만들어낸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 Project Summary >
프로젝트 개요: 서울 성수동 <KT&G 상상플래닛> 위탁 운영
멤버들의 운영 기간 : 2020년 2월 ~ 2025년 2월 (5년)
공간 규모 : 지하 1층, 지상 8층 공간 연면적 1,200평 공유 오피스
입주 인원 : 70+ 회사, 230+명 (25.02)
주요 업무 : 공간 운영 기획 및 유지 관리
(1) 멤버십 회원 관리 및 공간 이용 서비스 제공
(2) 입주사 모집 및 공간사업별 프로그램 홍보
(3) 공간과 입주사를 위한 콘텐츠 제작
(4) 커뮤니티·교육 및 기관 협업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EDITOR
조아름
rm@nestand.kr
이 글은 동완 대표님과 확인하며 저의 시선으로 담아낸 글입니다.
혹시나 제가 경험하지 못했던 기간 동안 멤버분들께서 경험한 바와 다르거나,
수정이 필요한 내용이 있거나,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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