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와플의 도시

by 히다이드

암스테르담에서 바로 런던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굳이 브뤼셀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 이유는 바로 와플 때문이었다. 벨기에 와플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는데 이때가 아니면 벨기에 와플을 먹어볼 기회가 없었다. 와플을 먹기 위해 나중에 벨기에만 따로 올 수는 없었다.


브뤼셀 중앙역을 나서자 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무장한 군인들이 나타났다. 직전 년에 프랑스 니스에서 일어났던 트럭 테러 때문에 생긴 광경이었다. 부슬비가 내리는데 무장한 군인들까지 보여서 브뤼셀의 첫 느낌은 약간 무거웠다. 역 앞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괜히 긴장했는데, 시내 중심부로 향하는 경사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먹음직스럽게 생긴 감자튀김을 파는 가게들도 보이고 을씨년스러운 거리에 사람들도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브뤼셀에서 묵을 호스텔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숙소 근처까지 가자 한 건물 앞에 나와있던 아주머니께서 나를 향해 손짓을 했는데 내가 묵게 될 호스텔의 관리인이었다. 내가 자기 호스텔에 오는 사람이라는 걸 어떻게 알아봤는지 모르겠다. 내 얼굴에 뭐가 쓰여있던 것인지, 아니면 커다란 배낭에 캐리어 가방을 밀며 요란스레 움직이는 모습 때문이었는지 하여튼 신기했다.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바로 그랑플라스로 향했다. 굉장히 아름다운 건물들로 둘러싸인 광장이었는데 브뤼셀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었다. 황금으로 치장된 건물들을 넋이 빠져서 구경하다 근처에 있는 오줌싸개 동상을 보러 갔다. 생각했던 것보다 작은 동상이었다. 내 개인적으로는 오줌싸개 동상보다 그 바로 앞에 있는 가게에서 사 먹은 와플이 더 기억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것이 한국에서 먹던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겉모양은 비슷한데 뭔가 다른 비법이 있는 것 같았다. 와플 위에 바나나와 딸기, 초콜릿을 듬뿍 얹어 주었는데 점심 식사로 사놓은 초밥만 아니라면 하나 더 먹고 싶었다. 오줌싸개 동상 앞에 서서 와플을 먹은 후에 시내 중심부를 향해 더 걷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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