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예약한 버스를 타려면 시내에 있는 다른 버스 터미널을 찾아가야 했는데, 구글 지도로 확인해 보니 2 km 조금 넘게 떨어진 곳에 있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내 두 다리만큼 믿을만한 교통수단은 없었다. 버스 출발 시간까지 시간이 넉넉히 남아 있었지만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부지런히 걸었다.
몇십 분을 걷고 나자 멀리 운하 바로 옆에 있는 오보드니 버스 터미널이 나타났는데 이게 바로 내가 상상하던 버스 터미널의 모습이었다. 터미널 안에 들어서는데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시간이 꽤 많이 남아 있었다. 밖에서 보기에 사람들로 북적일 것 같았던 터미널은 생각보다 작고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조용했다. 창구에서 예약한 표를 받고 바로 승강장으로 나갔다. 대합실에 앉아서 기다리다 또 버스를 놓칠 수 있었다. 내가 탈 플랫폼을 몇 번이나 확인하고 서서 버스를 기다렸다. 마침내 탈린행 버스가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미끄러지듯 터미널 안으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