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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y Nov 23. 2021

리더의 품격 - 예로써 상대를 대할 것

아, 이 사람은 아는 것이 많구나(많은 척하는구나). 괜한 말을 했다가는 흠만 잡히겠어.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얼마 전 회의에서 다른 부서 팀장이 뻔한 내용에 질문 같은 트집을 잡길래 속으로 했던 생각이다. 회의는 아는 것을 자랑하고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리인 만큼 특히 리더라면 자기가 하고 싶은 말도 적당히 아껴가며 할 필요가 있다. 상사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줄 수도 있지만 실무의 고충과 문제점은 (바보가 아닌 이상) 담당자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때로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질문을 받을 때 화가 난 적도 있다.


"공자는 태묘 참배 예절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관리인보다 태묘에서의 예를 잘 안다는 듯이 행동한다면, 관리인의 입장은 무엇이 되겠는가? 어차피 태묘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사람은 공자가 아니라 관리인이다. 공자는 그가 자긍심을 갖고 태묘를 관리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 강신주)


누구보다 참배 예절을 잘 아는 공자였지만 그곳을 관리하는 사람에게 배려하는 행동을 했다. 작가는 이것을 '예禮'라고 한다. 안다고 뻐기고 보란듯이 잘난 채 하는 것은 예가 아닌 것이다. 알고 있으니까 남을 가르치려 하는 것이 아니다.


회사 일을 하다 보면 기다림보다는 빠른 해결에 관심이 많다. 여기가 학교냐, 생산성과 효율로 일 하는 거지! 이런 생각을 할지 모른다. 그 말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누구나 언젠가 한 번은 신입사원이었다. 부족한 경험과 경력 때문에 실수하고 실패하고 부족한 성과를 냈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성장하고 관리자가 될 수 있다. 처음부터 성공 가도만 달려온 관리자나 리더로 시작한 사람은 없다.


마이크로 매니징으로 실패 대신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관리자의 지나친 개입은 담당자의 근로 의욕을 저하시킨다. 실무는 담당이 제일  아는 . 답답하더라도  놔라  놔라  것이 아니라 협의하고 소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요하다면 의도적인 기다림 역시 있어야 한다. 무엇을 하라 또는 하지 말라 말할 때엔 적어도 납득이 가도록 설득하라. 직급의 차이를 떠나 예로써 직원을 대한다면 조직과 멤버들의 고른 성장이 따라올 것이다. 수천년  공자가 그랬던 것처럼 배려의 마음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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