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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tibes Jul 24. 2022

다시 여행, 다시 파리

새로운 비행

2년 5개월만의 출국.

21년 6월 졸업한 MBA 과정의 졸업식에 1년이나 지난 시점에 참석하게 된 것인데, 덕분에 파리에 오랫만에 발을 딛게 되었다.


지난 6월 11일 파리 외곽, Jouy-en-Josas에서 열리는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준비를 하다 보니 오랫만의 장거리 여행이라 그런지, 익숙했던 여행 준비 과정이 사뭇 달라진 것을 몸소 체감하게 됐었다. 우선 파리행 비행편이 많이 준 것을 알게 됐고 (글을 쓰는 7월 하순 현재는 비행편수가 6월에 비해서는 많이 늘어난 모습이나, 아직 예전 비행편수에 비해서는 절반도 안되는 듯 하다), 항공권도 앞자리가 달라진 그 가격에 새삼 놀라게 됐다. 뉴스에 종종 올라오던 소식이라 그런가 보다 했는데 실제 예약을 진행해 보니, 사뭇 달라진 가격과 스케쥴에 놀라게 된 것인데, 이코노미도 350만원 선, 비즈니스는 1000만원 가까이 되는 가격이었다. 비즈니스석은 코로나 전에도 국적기의 경우 700만원 선이었긴 했으나 Air France code share로 대한항공을 이용할 경우 350만원 선에도 비즈니스석 예약이 가능했는데, 그런 가격대는 찾아볼 수 없었고, 심지어 이코노미석 가격도 그 가격선 (Air France code share 비즈니스석 가격)이 된 것이었고, 하여 예약을 하는 것도 인터넷 서치나 전화 한 두통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채널로 저렴한 가격을 찾아 보게 되어 시간도 노력도 많이 들게 된 것. 호텔은 생각보다 그 가격대가 크게 뛰지 않았고, 파리라는 지역의 특성상 저렴한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코로나 유행 시기에는 투숙해 본 적이 없어 비교가 어렵지만, 국내 호텔의 경우 많이 저렴해졌었던 걸 기억한다) 큰 어려움을 못 느꼈지만, 확실히 비행편은 예전만큼 쉽게 예약 하고 구매하는 인스턴트 라면 같은 항공권 구매가 아니라, 구매할 때까지의 의사 결정 과정이 복잡해진 à la carte식의 구매가 된 것을 체감하게 된 것이다. 


마치 물 마시듯 그냥 소비하던 해외 여행이 장고를 거쳐 실로 의사 결정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써야할 만큼, 기존의 익숙한 여정이 아닌 다른 옵션들도 고려하고 일정도 조정해야할만큼 의식적인 소비로 전향된 것 같다. 저금리시대가 종료되고 중금리 시대에 접어든 것 처럼, 여기저기 인플레이션을 외치는 소리가 넘치고, 요즈음은 심지어 경기침체를 설득하는 세력도 늘어난 만큼, 당연히 여기던 일상이 더 이상 그 예전의 일상이 아닌 모습이다. 어쩌면 그 예전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당분간 어려워 진 것은 아닐지.


무엇보다 코로나가 잠잠해 지긴 하였으나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닌 만큼, 이런 시점에 여행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리고 다시 귀국할 때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PCR이나 신속항원검사는 파리 현지에서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 고려해야할 변수들도 많아, 마냥 들뜨기만 하는 여행은 아닌 점도 고려해야 한다. 잔잔한 불안, 잔잔한 걱정거리가 뇌리에 늘 머무리는 느낌으로 여행을 해야하는, 하여 숙제를 늘 안고 여행을 하는 느낌이라고나 해야할까.


그러나 놀라운 것은 인천 공항 체크인도, 라운지 이용도, 좌석에 앉아 비행을 하는 과정도 전혀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몸이 이미 알고 있어 자동 반응하는 것이리라. 오랫만의 비행이라 다소 걱정 아닌 걱정을 했으나, 인천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발은 자동으로 체크인 카운터로 향하고, 출국 수속 후 바로 라운지로 향한다. 


오랫만에 찾은 밀리언마일러 라운지. 한층 조용해 진 모습. 덕분에 조용한 가운데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창가 좌석 햇살이 따갑다.

다시 여행, 다시 파리. 

2년 5개월만의 국제선 비행, 유럽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경유하는 파리 공항이 아닌, 파리 도심에는 7년여만에 발을 딛게 되는 파리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와 잔잔한 불안을 뒤로 한채 비행기는 힘차게 활주로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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