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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티브 Antibes Aug 01. 2022

튈르리 정원의 나른한 오후

Benoit에서의 프렌치 정찬

오랑주리 박물관 (Musée de l'Orangerie)은 튈르리 정원(Jardin Tuileries) 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오랑주리 박물관을 나서면 정원 안에서 바로 산책이 가능하다. 루브르 박물관이 정원 오른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루브르 박물관에서 예술품 감상 후 천천히 산책하는 코스로도 적당한데, 특히 정원의 중심에 위치한 분수대 앞에 의자가 놓여져 있기 때문에 그 의자에 앉아 책을 읽거나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튈르리 정원 앞은 바로 쎄느 강이기 때문에 그 전망도 탁 트여 있었는데 왼쪽으로 에펠탑이 떡 하니 서 있는 걸 발견하고 드디어 파리에 왔구나 라는 걸 되새길 수 있었다. 오는 동안 'Eiffel'이라는 영화를 봤기 때문에 더 친근하게? 느껴졌던 듯.


오랑주리 박물관 (미술관에 가깝지만)은 나폴레옹 3세 때 루브르와 튈르리 정원에 있던 오렌지 나무들을 겨울 내에 보호하기 위해 잘 보관하기 위한 일종의 온실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하여, 천장은 유리로 되어 있어 자연광을 받아들이도록 되어 있고, 온도 유지를 위해 창문도 없다고 하는데, 모네가 자신들의 그림들이 전시되는 공간에 자연광이 비치도록 하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고 하니 모네 작품 전시를 위한 안성맞춤의 전시장인 듯 하다. 처음에는 온실로 사용되었으나, 점차 전시회, 콘서트 등을 개최하는 공간으로 활용되다가 지금은 미술관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지하에 다른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들이 제법 많이 있긴 하지만, 모네의 수련 연작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어, 사실 모네 작품 전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비교적 짧은 시간 많은 인상파 작품들을 눈에 넣고 감상한 후 박물관을 나서니 이미 점심 시간이 다 된 시간이었다. 6월 초의 튈르리 공원의 한가로운 오후. 낯익은 가지런히 깍여진 거대한 가로수?와 정원의 분수, 한가로이 산책하는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 공원의 여유로움이 문득 새롭다.



미리 예약해둔 Benoit라는 레스토랑에서의 점심이 기대된다.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을 자부한다는 그곳. 그런 곳이 파리에 한 두곳 이겠냐만은 인터넷으로 즉시 예약이 가능하여, 평점 기준으로 선택했던 곳. 그곳을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눈에 띄는 파리 건축물들과 파리 풍경은 실로 파리를 파리 답게 하는 풍경들이다. 산책이 즐겁다.

황금빛 동상들이 인상적인 알렉산더3세 (Pont Alexandre III) 다리와 그 주변 풍경


예약 시간이 다소 늦은 점심 시간대여서 괜히 Quartier Saint-Germain-des-Prés (생제르망  프레 지역, 흔히들 그냥 Saint-Germain (생제르망) 이라고 부른다, 여러 고급 상점, 레스토랑이 있어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중세에 지었다는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원인 Saint-Germain-des-Prés 있어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  훑기 위해 다리를 건너가 본다. 황금빛 다리 장식들이 인상적인 알렉산더3 (Pont Alexandre III) 다리를 건너 파리의 강남 지역으로 이동하여 다시 랑의 다리로 유명한 Pont des Arts 건너 다시 오는 여정을 택했다.  사이 생제르망에서 가장 유명한? 까페들인 Café de Flore Les Deux Magots  지나가 본다. Benoit에서 점심 식사를  앞두고 있어, 미적거릴 시간은 없지만 괜히  앞을 서성이며 까페에 앉아 음료와 음식들을 즐기는 인파를 구경하다 Pont des Arts 향한다.


Café de Flore와 Les Deux Magots 그리고 Pont des Arts 위에서


퐁네프 (Pont neuf)와 Pont des Arts는 지척이기 때문에 하여 Pont des Arts는 시떼(Cité)섬 관망에 최적의 장소다.

Pont des Arts에서 바라본 노트르담 성당 (현재 재건 중)이 위치해 있는 파리 문명의 시작인 시떼섬 전망, 퐁네프가 좌우로 쎄느 강을 관통하고 있다.


Pont des Arts를 건너 Benoit로 향한다.


드디어 Benoit에 도착. 식사하는 사람들을 배려한 덕분인지 바깥에서는 안이 잘 안보이도록 레이스가 장식되어? 있어 처음에는 영업을 안하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심지어 레스토랑 출입구에도 레이스가 드리워져 있어 선뜻 문을 열고 들어가기가 망설여지기도 했는데 정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의 느낌이 온 공간에서 흘러내리는 식당 내부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작은 테이블에 앉아 옹기종기 식사하는 사람들. 제법 가격대가 있어 혼자 조용히 점심 식사를 했음에도 정작 식사 영수증을 마주했을 때는 조금? 놀랐지만, 그래도 제대로된 프렌치 정찬을 한 번쯤은 해야지 했던터라 오히려 뿌듯했다고 해야할까. 그렇게 파리의 나른한 오후가 서서히 내리고 있었다.


Benoit 입구


식기 마저도 프렌치 스럽다. 약간은 오버?하는 듯한 식기와 식당 내부가 오히려 더 정겹게 느껴졌던 건 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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