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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이리엔 Sep 03. 2024

해외생활 적응의 치트키

생존을 위한 스포츠


각자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가장 쉬운 도구는 '스포츠'일 것이다. 한 국가만 즐기는 전통놀이(혹은 스포츠)를 제외하고는 국제적인 룰이 존재하는 수준의 운동활동 말이다. 이러한 스포츠는 해외생활에서는 '생존 필수요소'가 되곤 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에는 더욱이나 서로 알고 있는 룰을 기반으로 몸으로 소통할 있는 거의 유일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나는 운동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서서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조금씩 몸을 움직이고 땀을 내면서 느끼는 희열에 젖어들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활동적인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같은 때엔 10살즈음부터 갓 스무살이 넘었을때까지 배워온 것 같은 일상스포츠를 다시 꺼내들어야 한다. 그리고 더듬더듬 꺼내보는 그 기억을 몸이 기억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감사하다. 





교류하지 않으면 고립된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으면 우울해진다!

그래서 해외생활에서 스포츠는 생존과 직관된다. 




파워사교적인 성향은 아닌 사람이라도, 적당한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빠르게 고립되기 마련이다. 가족들에게 한정되는 일상을 살다보면, 서로 돈독해지는 만큼 의지도 많이 하게 되기 때문에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여러가지 의미로 적당한 인간관계 혹은 사회적교류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바로 한인 커뮤니티를 찾을수도 있지만, 현지 커뮤니티에 녹아들어서 빠른 적응과 문화 간접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지언어가 수월하지 않을 때, 가장 쉬운 현지 커뮤니티는 '스포츠' 커뮤니티이다. 전 세계가 알고있는 룰이 비슷하기에, 몸만 조금 풀면 바로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가장 크다. 특히, 스포츠를 취미로 즐기며 그룹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스포츠맨쉽을 탑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꼭 전문적인 스포츠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면, 이미 알고있는 지인과 같이 스포츠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친밀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같이 몸을 부대끼고, 땀을 흘리고, 웃고, 랠리에 대해 복기하는 과정에서 다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살때 대학에서 동아리 활동으로 습득한 탁구와 배드민턴은 역시나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몇년만에 잡아보는 라켓이지만 외국인들과 게임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다! 


탁구가 상대적으로 비주류 스포츠이긴 하지만 적어도 우리동네 주변엔 동네마다 탁구클럽이 하나씩 있다. 중국탁구등급 자격증까지 보유한(ㅎㅎ)  남편이 열심히 서칭하여 찾아놓은 탁구클럽을 몇군데 가봤는데, 갈때마다 우리를 신기하게 바라봤지만 환영해주었다. 남편의 직장동료와 함께 탁구클럽을 갔을땐, 해당클럽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듯한 연세가 지긋하신 분이 나를 집중케어 해주시며, 처음으로 포핸드를 연습하기도 했다. 초보이긴 하지만 나를 껴서 넷이서 복식경기까지 진하게 해봤으니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스포츠 클럽에 가면 우물쭈물 할 시간이 거의  없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는 전제가 깔려있기에, 누구든 같이 랠리를 해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반겨준다!  



남편의 동료부부와 만났을땐, 배드민턴장을 한시간 예약해서 같이 즐긴적도 있다. 한-두판 정도 부부가 팀을 먹고 게임을 하다가, 여자 vs 남자 팀으로 변경하여 게임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친구와 하이파이브, 눈빛 주고받기, 포옹을 하게 되면서 내적친밀감이 빠른 시간 내에 두터워졌다! 

그렇게 같이 땀을 내고 마시는 맥주한잔 그리고 이어지는 수다타임, 이보다 더 좋은 해외생활 적응 치트키가 있을까? 





혼자만의 싸움을 해야하는 헬스와 러닝을 제외하고, 탁구, 골프, 배드민턴과 같은 2인 이상의 참여자가 필요한 스포츠는 정말 보물이다. 계속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는 내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해줄뿐만 아니라, 어색한 생활환경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게 하는 '생존의 필수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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