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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이리엔 Oct 30. 2024

돈 없는 회사,
찌질해지는 직원

다 바꿔봐



일상이던 사회생활이던 근검절약은 기본이지만, '안 하면 절대 안 되는' 근검절약은 심신건강에 참 해롭다. 



회사가 돈이 없으면 '직원'이 서럽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얘기이다. 

직원은 회사 내적으로도 서럽고, 회사 외적으로도 서럽다. 심지어는 심하게 찌질해진다. 


회사가 죽고 사는 고비에 있다. 

그런데 이 가난이 몇 년 동안 끝나지 않는다. 

사실은 좋았던 때가 거의 없던 것 같다. 


처음엔 열정을 가지고 어떻게든 이 고비를 넘겨보고자 다 같이 힘을 합쳐 본다.  

으쌰으쌰. 


물론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빠르게 회사를 떠나거나, 내 월급값은 하고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며, 원래 하던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쩌면 혹자의 말처럼 똑똑한 사람이 빨리 튀튀 한다는 것이 맞다. 그들은 적어도 서럽고 찌질해지는 것은 면했을지도 모른다.  




회사가 돈이 없으면, 직원들은 두 가지가 늘어난다. 

바로 '화'와 '서러움'이다.  


회사가 돈이 없어서 월급을 많이 못 올려준다거나, 성과급을 주지 않는다거나, 회식을 시켜주지 않는 것, 워크샵 비용이 아까워 워크샵을 안 하는 것 등등. 이런 일들은 서러운 것이 아니라 그냥 화가 나는 일이다. 



서러웠던 일은 정말 짠하고 찌질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서러운 것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고객사가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할 때,

미팅용으로 받아온 법인카드로 카페에서 가장 저렴한 음료를 시키게 될 때, 

외부미팅이 끝나고 다 같이 지친 몸을 이끌고 지하철을 타러 갈 때,

고객사를 대접하는 회식자리에서 한도를 열심히 계산하며 눈치를 볼 때, 

야근 후 지원되는 교통비를 아끼려 지하철 막차시간을 맞춰 갈 때, 

회식용으로 받아놓은 법인카드로 차마 2차까지 결제할 수 없어 개인카드를 꺼내들 때 말이다. 



이러한 일들을 겪으면 직원들끼리 좋은 술안주가 되기도 하고, 이런 서러움들을 같이 겪어낸 동료들과 끈끈함과 추억이 생기기도 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다 같이 열심히 달려 회사의 가난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회사가 계속 가난하다면? 

자꾸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의구심이 늘어나기도 한다. 이때부턴 답이 없는 의구심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지금 우리가 가는 방향이 맞는 걸까? 

정말 다 같이 열심히 달리고 있는 게 맞을까? 

다른 회사들도 이렇게 계속 힘들기만 할까? 


그리고, 

끝이 나기는 할까? 




회사를 떠난 것도, 회사에 남은 것도 아닌 상태로 6개월이 지났다. 문제의 중심에서 고군분투하던 시선에서 벗어나, 한 발짝 뒤로 떨어져 '가난한 회사'를 다시 보게 된다. 



위의 질문에 어느 정도 대답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대부분의 답은 '아니요'로 귀결된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취했던 노력들은 어쩌면 모두 근시안적인 행동들이었던 것 같다. 회사의 액션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단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장 내일 배 안 곯는 게 중요하지!"




그럼, 다시 물음이 생긴다. 

원래 하던 대로, 열심히 당장 내일의 먹을거리를 찾으며 살다 보면, 성실한 10년 뒤에는 20년 치 먹을거리가 쌓아져 있을까?


글쎄....

사진 한 장으로 나만의 답을 남겨본다. 

출처 : 온라인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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