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의 지친 마음을 먼저 안아주세요

결국에는 제자리로 돌아오는 마음

by 젼정

아이를 키우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내가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존재가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뿌듯하기도 하고, 마음이 한편이 서늘해지기도 합니다.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라는 의문도 자주 생깁니다. 아이가 세 돌을 지나기 전까지는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글을 보며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내게 보여주는 행동이 어떤 신호인지 저는 쉽게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다들 육아 고수처럼 잘 키우는 것 같은데 저에게 육아는 참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글을 만나면 참 반가웠습니다. 나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구나 하면서 안도했습니다. 때로는 다른 아이와 제 아이를 비교하면서 신세한탄도 자주 했습니다. 자정이 넘은 시간, 갑자기 우는 아이를 달래다가 포기하고 함께 운 날도 있었습니다. 다른 집 아이들은 잘 자고, 순한 것 같아 보여서 상대적으로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면 육아 관련 프로그램이나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아이의 모든 것이 부모로부터 비롯되는 것을 확인하는 날에는 어깨가 더 무거워졌습니다. 아이의 버릇없는 행동도, 부정적인 언어들도, 다 제 탓으로 느껴졌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저 어린아이일 뿐인데, 하나씩 가르쳐주면 될 일인데,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호들갑이었죠. 육아는 부단히 노력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하루아침에 아이가 어른처럼 성숙해질 수는 없으니까요.




나라는 존재도 인간으로서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아이도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다 알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아이의 기질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니 어려운 것이죠. 이제 아이는 말을 제법 어른처럼 구사합니다. 자신만의 생각과 고집도 생겼습니다.


'아이를 나와 동등한 인간으로 대해줘야 하는구나.'


요즘은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생각과 달리 행동은 반대일 때도 많습니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언성을 높이고, 너의 감정이나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 따위 없다는 표정으로 아이를 다그치는 제 모습을 마주할 때면 누구라도 탓하고 싶은 심정마저 듭니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내가 화를 내는 건 당연해.'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잠시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늘 후회가 남습니다. 조금만 참을걸, 먼저 왜 그랬냐고 물어봐 줄 걸 하고 말입니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차근차근 풀어갈 수 있는 문제였을 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경험을 했어도 아이를 키우는 것은 언제나 처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이기 때문에 서툴기 마련입니다. 완벽한 인간이 아니기에 우리는 실수를 하고, 그로 인해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부모는 큰 존재이기에 우리는 함께 힘을 내야 합니다. 잘못했다고 주저앉아서 울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까요.


부모로서 자신감을 잃어가는 기분이 드는 날이 있습니다. 모두가 매일을 잘 해내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어른이라도 잘못된 것이 있으면 아이에게 손을 내밀어 사과해야 합니다. 그전에 자기 자신의 지친 마음을 먼저 안아주세요. 그 마음은 당신의 위로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엄마가 어제는 너무 속상해서 그랬어. 마음 상했으면 미안해.


신기하게도 말 한마디가 모든 상황을 좋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그 말을 듣는 아이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 보입니다. 나의 못난 자존심 보다 중요한 것은 나와 아이의 관계에 놓인 마음입니다. 먼저 용기를 내어 손을 내미는 것은 어른에게도 어려운 일입니다. 가끔은 엇갈려도 결국에는 제자리로 돌아오는 마음처럼, 우리의 마음은 그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 마음은 한결 가벼운 모습입니다.


오늘 추천해드릴 노래는 심현보의 '가볍게 안는다'입니다. 이 노래가 당신의 지친 마음을 안아주었으면 합니다. 저는 밤에 읽는 라디오, 지 작가였습니다.



음악 듣기

https://youtu.be/s9fncPyE22E